|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오타니의 40-40 기념구였다고? 전혀 몰랐다. 우리의 끝내기 패배만 생각했다."
경기 전까지 홈런 39개를 기록하고 있던 오타니는 40-40에 홈런 1개만을 남겨둔 상황. 그런데 그 40번째 홈런이 마치 야구 만화처럼 믿기지 않는 순간에 터졌다. 3-3 동점이던 9회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오타니가 좌완 투수 콜린 포체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그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만루 홈런을 쏘아올렸다. 믿기지 않는 홈런 상황이 공교롭게도 40-40 대기록과 연결돼 더욱 소름이 끼쳤다.
이로써 오타니는 역대 6번째로 40-40 클럽에 가입한 메이저리그 선수로 이름을 올렸고,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가 세운 역대 40-40 최소 경기 기록인 147경기를 21경기나 단축한 126경기 만에 대기록을 달성하며 최소 경기 신기록까지 세웠다.
|
보통 기록이 걸려있는 공은 관중이 잡더라도 구단이 회수하거나, 되돌려 받아 보관하고 해당 관중에게 선물을 주는 형식으로 물물교환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구단이 먼저 이벤트를 내걸 때도 있다.
하지만 오타니가 친 40번째 홈런은 서로 공을 잡으려고 팔을 뻗은 관중들이 몰려들면서 다시 그라운드로 튕겨져 나왔다. 그라운드에서 공을 주운 사람은 템파베이의 중견수 호세 시리.
그런데 공을 잡은 시리가 다시 외야 관중석으로 공을 던져줬고, 한 남성이 이 공을 낚아챘다. 시리는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해 "오타니의 기념구인 것을 전혀 몰랐다. 우리의 끝내기 패배만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
공을 잡은 직후 인터뷰에 응한 남성은 "대단히 좋다. 최고의 기분이다. 어떻게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소중히 챙겨서 집에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남성은 외야에 배치된 구장 스태프에게 기념구 인증 마크를 받을 수 있는지 물었지만, 인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가 최소 경기 40-40 신기록을 세운 기념구는 미국 내에서 최소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증 씰을 부착해야 가치가 더 올라가는데, 아직까지 인증을 받지 못한 상황.
하지만 팬들은 다저스 구단이 해당 관중을 다시 수소문해 선물을 주고, 기념구를 오타니가 되찾아야하는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다저스 구단은 올 시즌 오타니의 기록이 걸린 홈런구와 관련, 부적절한 대처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었다. 과연 40-40 기념구는 오타니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