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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치고 나니까 '별 거 아니였구나' 싶더라(웃음)."
또 다시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은 기록 달성의 홀가분함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 홈런으로 김도영은 20세 10개월 13일, 111경기 만에 대망의 30-30 고지에 올랐다. 박재홍이 갖고 있던 최연소 30-30(22세 11개월 27일) 및 에릭 테임즈가 2015시즌 세운 최소경기(112경기) 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웠다. 타이거즈 소속 선수로는 1997년 이종범, 1999년 홍현우에 이어 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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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은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은 했지만, 몸이 그렇게 움직이질 않았다. 오늘은 '첫 타석에 이미 홈런을 쳤다'고 생각하고 임했다.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몸에 힘을 빼니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홈런 장면에 대해선 "내 존에 오면 과감하게 배트를 돌린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오늘은 딱 맞아 떨어졌고, 타구가 파울이 안되고 인플레이가 되면서 기록으로 연결됐다"고 돌아봤다. 이날 첫 타석에서 폴대 옆으로 빠지는 큼지막한 파울 타구를 친 것을 두고는 "조금 아쉽긴 했지만 '감이 나쁘지 않구나' 싶어 마음이 편안해졌던 것 같다"고 밝혔다.
최연소, 최소경기 기록 달성의 무게는 잊지 않았다. 김도영은 "그 부분에 대해선 굉장히 영광스럽고 행복하다. 오늘 하루 만큼은 나 자신에게 '정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이제 김도영에게 남은 건 에릭 테임즈만이 갖고 있는 40-40 기록. KIA 이범호 감독조차 "아무리 김도영이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기록이다. 김도영은 "나 역시 쉽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그냥 이제부턴 편안하게 팀이 이길 수 있도록 가볍게 치고, 많이 출루하며 상대 선수를 괴롭히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