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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마무리 투수로 보직이 바뀐 첫 날.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9회 갑자기 급변하며 빨리 몸을 풀고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등판했다. 그러나 미리 준비가 된 것마냥 가볍게 삼진을 잡고 경기를 끝내며 세이브를 챙겼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셋업맨의 역할을 하며 필요한 상황에서 경기를 끝내기 위해서 등판한 것.
두산 이승엽 감독은 최근 마무리 홍건희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13일부터 전격적으로 김택연을 팀의 새 마무리로 발탁했다. 홍건희가 좀 더 편한 상황에서 던지면서 자신감을 되찾게 하고 그동안 위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신뢰가 쌓인 김택연에게 마무리 자리를 준 것.
이날 9회초를 시작할 때만해도 김택연은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9-3으로 6점차였기 때문. 하지만 9회에 나온 이교훈이 볼넷 2개를 내주더니 문현빈에게 3루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이때부터 김택연이 몸을 풀기 시작. 김명신이 올라와 노시환을 삼진으로 잡아 2아웃을 만들었지만 이원석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또 1점을 내저 9-6이 됐다. 3점차에 2사 1루. 세이브 상황이 됐다. 김택연이 올라올 수 있게 됐고 김택연이 김태연 타석에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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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은 경기 후 "진짜 마무리투수로 올라간 것이라서 조금 다른 점도 있었다. 그러나 원래 던지던 것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던진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 같다"면서 "3점차에 올라가 큰 것을 맞아도 1점이 남아 2아웃이니까 맞더라도 과감하게 던지자는 생각이었다"라고 했다.
김택연은 "감독님께서 믿고 마무리를 맡겨 주셨으니까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던져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마무리로 올라가면 책임감을 가지고 올라가면서 플레이는 원래 하던대로 같은 마음가짐으로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마무리로서 첫 승부는 포수인 김기연의 사인대로 던진 것이라고. 김택연은 "초구 슬라이더 사인이 나왔는데 아무래도 내가 직구 비율이 높아서 직구에 타이밍을 잡고 나올 것 같아 슬라이더를 던지면 안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가운데 보고 던졌다"며 "마지막 공도 슬라이더 사인이 났는데 바깥쪽으로 빼라는 사인이었는데 라인보고 던진게 잘 들어갔다"라며 웃었다.
중요한 자리라는 것을 당연히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맡고 싶었던 자리라 기분이 좋다고. 김택연은 "마무리가 3시간 이기고 있다가 1분만에 질 수 있는 자리다.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된다"면서 "나 때문에 지는 날도 있겠지만 힘드 날이 올 순간들을 잘 이겨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마무리가 된 것에 대해서는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인터뷰 중 계속 공을 들고 있었다. 강승호가 챙겨준 마무리로서의 첫 세이브 공. 데뷔 첫 세이브 공도 기념으로 받았고, 마무리로서의 첫 세이브 공도 기념으로 받았다. 세이브가 이제 3개인데 벌써 기념구가 2개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