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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넌 정신이 있는 놈이냐? 야구를 뭘로 생각하냐?"
지난해 2024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선 '최강야구' 동기 정현수(롯데) 황영묵(한화) 고영우(키움)의 이름이 차례로 불렸지만, 원성준의 이름은 없었다. 원성준은 뒤늦게 육성선수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마무리캠프 때부터 방망이 하나만큼은 만만찮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지난 6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원래 타격에는 소질이 있는 선수다. 어린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또 선수단에 자극을 주는 의미에서 원성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튿날인 7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역전 결승포까지 쏘아올렸다. 원성준은 전날 수비 과정에서 실책을 범했음에도 가능성을 인정받아 이틀 연속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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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 당시 원성준은 애증 가득한 애물단지였다. 재능은 출중하지만 수비 기본기가 좋지 못했다. 사령탑 입장에선 성장기에 연습을 게을리했다고 느낄 수 있다.
급기야 경북고전에선 뒤에 중심타선으로 이어지는 상황임에도 3볼에서 방망이를 휘둘렀다가 아웃되는 등 생각없는 타격으로도 김성근 감독의 눈밖에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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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연습에 끼지 못한 원성준은 고민 끝에 워닝트랙을 뛰었다. 내리는 부슬비 속에 다른 선수들이 연습을 마칠 때까지, 3시간을 꼬박 뛴 뒤에야 그 정성을 인정받았다. "(이 기억은)평생 남을 것"이란 말과 함께 김성근 감독의 용서를 받을 수 있었다.
만약 그때 원성준이 야구를 포기했다면, 지금의 기쁨은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키움 관계자는 원성준에 대해 "야구를 향한 간절함만큼은 정말 남다른 선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