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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우리가 할 것은 다했다. 이젠 켈리에게 맡기고 결과로 판단하자."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전력분석팀에게 한 말이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에 대해 해줄 수 있는 조언을 다해줬다고 판단하고 선택은 켈리에게 맡기고 결과를 보고 판단하기로 했다.
켈리가 26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서 6이닝 5안타 무4사구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5연패에서 탈출하고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서바이벌에서 한발 앞서 나간 것.
켈리는 올시즌 직구 구속이 떨어지며 예전과 같은 볼배합으로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염 감독과 코칭스태프, 전력분석팀이 임찬규와 같은 변화구와 직구를 섞는 피칭 디자인으로 바꿀 것을 조언해왔다.
켈리는 26일 NC전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잘했던 직구에 집중을 했다"라고 밝혔다. 아무래도 자신이 그동안 한국에서 성공했던 피칭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염 감독은 SSG전을 앞둔 28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조금 늦게 들어오면서 "전력분석팀과 얘기하느라 늦었다"면서 "전럭분석팀에 켈리 볼배합에 대해 그만 고민하라고 했다. 답은 나왔고 우리가 할 것은 다했으니 켈리에게 맡기고 결과로 판단하자고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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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에겐 2B2S에서 5구 슬라이더, 6구 커브를 던졌다가 모두 파울이 나오자 7구째 144㎞ 직구를 던졌다가 좌중간 2루타를 맞았고, 김주원과는 풀카운트 접전을 펼치다가 8구째 142㎞ 직구가 끝내 안타가 됐다.
염 감독은 "타자가 직구를 기다릴 때 직구를 던지니까 맞았다"며 "코칭스태프, 전력분석팀과 모두 합의해서 패턴을 얘기해줬는데 기사를 보고 전력분석팀이 어떻게 조언을 해줘야할지 또 고민을 하더라 그래서 조언은 스톱하라고 했다"라고 했다.
더이상은 켈리도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염 감독은 "우리가 재계약을 할 때부터 고민해왔고 조언을 해왔다. 더 이상은 켈리도 힘들다"며 "본인이 본인 야구를 하는게 중요하니까 우린 결과만 보고 판단하면 된다"라고 켈리에게 모든 결정권을 맡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켈리가 생각을 바꾸기를 바랐다. "직구를 던지지 말라는 게 아니다. 켈리의 구속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구속이 중요하지 않다. 임찬규도 142㎞를 던지지만 2S에서 직구로 삼진을 잡아낸다. 왜 그러겠나. 상대가 체인지업, 커브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빠르게 빠르게 느리게 하면 직구가 빠르지 않다. 느리게 느리게 빠르게 하면 142㎞ 직구도 148㎞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리고 켈리가 가지고 있는 구종으로는 충분히 그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켈리의 재능을 안타까워했다.
염 감독은 이어 "구종마다 언제 어떻게 써야 가장 효과적인지 답은 나와 있다. 예를 들어 켈리의 슬라이더는 2스트라이크 이후 존에서 빠져나가야 효과가 있다. 2B1S에서 카운트 잡으러 들어가는 슬라이더는 다 직구 타이밍에 맞아서 장타로 연결된다"라며 피칭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염 감독은 "우리는 켈리를 살리는게 중요하니까 밤잠 설쳐가며 3∼4시간씩 다시 돌려보며 어디가 잘못됐는지 봐왔다"면서 "지금도 전력분석팀은 안타까워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이젠 켈리에게 맡겨야 한다"라고 했다.
켈리의 동료이자 경쟁자가 된 엔스는 28일 SSG전서 6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로 승리투수가 됐다. 151㎞의 직구와 커터, 커브, 체인지업 등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염 감독은 경기 후 "투수코치와 분석팀이 오늘은 하이존을 많이 쓰자고 분석을 통해 제시했는데 엔스가 실행을 잘해주며 좋은 피칭을 했다. 오늘 좋은 피칭을 해 다음 경기도 기대가 된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