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느낌이 안좋아" 불길했던 감독의 예감…이주형 또 부상에 울었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4-04-12 00:01


"왠지 느낌이 안좋아" 불길했던 감독의 예감…이주형 또 부상에 울었다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키움의 경기, 3회말 무사 1루 키움 이주형이 내야플라이로 물러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7/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왠지 제 느낌이 안좋더라고요."

11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착잡한 표정으로 외야수 이주형의 부상 소식을 알렸다. 오른쪽 햄스트링 손상. 회복 기간에만 2주가 소요되고, 정확한 복귀 시기는 2주 이후에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주형의 정확한 검진 결과가 11일 오후 4시를 넘긴 시점에 나오면서, 이날 엔트리 말소가 진행되지는 못했다. 이주형은 12일 말소 예정이다.

뚜렷한 조짐이 없었기에 갑작스러운 소식이었다. 이주형은 하루 전인 10일 SSG전에 1번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었다. 스프링캠프 막바지에 허벅지 근육 부상을 당해 개막을 함께하지 못했던 이주형은 1군에 지각 합류했지만, 복귀 이후 그야말로 맹타를 휘둘렀다.

복귀전 4타수 3안타, 이튿날 4타수 4안타 그리고 다음날 다시 5타수 3안타. 부상에서 갓 돌아온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활약이었다. 지난 9일 SSG전에서도 또 한번의 3안타 경기를 신고하며 5할6푼의 시즌 타율을 기록 중이었던 이주형이다. 중견수 수비에서도 연신 호수비를 펼쳤다.


"왠지 느낌이 안좋아" 불길했던 감독의 예감…이주형 또 부상에 울었다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키움의 경기, 연장 10회초 2사 1,3루 키움 중견수 이주형이 한화 채은성의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낸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7/
아슬아슬하기도 했다. 허벅지 부상이 한번 발생하면, 비슷한 부위를 다시 다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체를 많이 활용하는 야구 선수들은 더 그렇다. 그래서 홍원기 감독도 몸을 사리지 않는 이주형을 지켜보면서 "뜯어말리고 싶었다"고도 했다. 이주형은 복귀전에서 3루타를 터뜨리는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주형 역시 "부상 부위가 부위인만큼 솔직히 신경이 많이 쓰인다. 부상을 다시 당할까 염려도 된다. 그래도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조절이 잘 안되는 것 같다. 그래도 신경은 쓰고 있다"고 했다.

이전에 다쳤던 부위는 왼쪽 허벅지다.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쪽인 오른쪽 허벅지 뒤 햄스트링이 탈이 났다. 보통 햄스트링의 경우, 한쪽이 부상을 당하면 다른쪽에 과부하가 걸리는 경우가 있다. 부상을 당했던 부위가 신경쓰여 자연스럽게 반대쪽에 더 많은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이주형의 부상 인과관계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참고해볼 수 있는 추측 중 하나다.


"왠지 느낌이 안좋아" 불길했던 감독의 예감…이주형 또 부상에 울었다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키움의 경기, 3회말 무사 1루 키움 이주형이 내야플라이로 물러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7/
홍원기 감독은 10일 이주형의 플레이를 지켜보면서 왠지 묘한 느낌을 받았다. 홍 감독은 "어제(10일) 타격 밸런스가 안좋아보여서 느낌이 안좋았다. 이주형도 배팅할때 허벅지가 신경쓰인다고 하더라. 수비를 할 때도 타구를 쫓아가는 모습을 보는데, 왠지 제 느낌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이미 이주형이 경기 도중 오른쪽 허벅지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뜻이다.


이주형은 경기를 끝까지 뛰었지만, 경기 이후 병원 검진을 받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햄스트링 손상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받아들었다. 당장 팀에게도 너무나 큰 악재지만, 누구보다 이주형 스스로의 실망이 클 것이다. 홍원기 감독도 그 점을 가장 안타까워했다.


"왠지 느낌이 안좋아" 불길했던 감독의 예감…이주형 또 부상에 울었다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키움 홍원기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3.29/
홍 감독은 "저보다 본인이 더 속상할 것이다. 복귀 전에도 그렇게 부상은 안된다고 강조했는데. 누구보다 준비 많이 했고, 열심히 운동했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해서 너무 안타깝다"며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

다행히 더 큰 부상이 아니어서, 그래도 한달 이내 복귀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라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다. 하지만 제 2의 이정후를 넘어, 최고의 재능을 갖춘 타자라는 평가받고 있는 이주형에게는 앞으로 큰 숙제가 주어졌다. 잇따른 부상으로 인한 평가 저하를 어떻게 극복하고, 앞으로 부상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그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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