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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를 펼친 한국의 유망주 선수들을 부러워했다.
원태인은 지난 1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스페셜게임에서 팀 코리아의 일원으로 마운드에 섰다. 2이닝을 던져 3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원태인은 이날 0-1로 뒤진 3회말 등판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3루수앞 내야안타를 허용했으나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1루수앞 땅볼로 잡았다. 매니 마차도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고 김하성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쥬릭슨 프로파를 또한번 삼진으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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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마차도를 삼진 잡은 뒤 미소를 지은 게 큰 화제가 됐었다. 원태인이 밝힌 그 미소는 그야말로 드라마였다. 원태인은 "처음에 2볼이 된 뒤 직구를 던지면 홈런을 맞을 것 같았다. 그래서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스윙이 나오더라. 그 뒤 직구를 던졌는데 파울이 됐고, 다시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그게 내가 생각했던 그 궤적과 스피드, 그 위치로 갔다. 그리고 영화처럼 헛스윙 삼진이 나오니까 정말 내가 그린대로 된 것 같아서 신기했다. 그래서 웃음이 나왔던 것 같다"라고 했다.
그 경기 후 데이비드 뷰캐넌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원태인은 "뷰캐넌이 '마차도 삼진 잡은 것 가지고 좋아하냐'고 해서 '마차도 삼진 잡아 봤냐'고 되물어봤는데 아직 답장이 없다"고 웃으며 "뷰캐넌이 나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선수라서 뿌듯해 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직접 메이저리거를 상대하고 자신의 공이 통한다는 것을 느끼고 마음을 바꾸게 됐다. 원태인은 "메이저리그 투수 중에서도 90마일 초반 투수도 있고, 100마일 투수도 있는데 우리 타자들이 100마일 투수라고 해서 못치겠다는 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90마일 초반인데도 '진짜 못치겠다. 변화구가 너무 좋다'고 하더라.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나도 좀 더 갈고 닦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느린 체인지업은 미국에 없다고 생각하니까. 스스로를 낮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도전 기사가 나온 뒤 구단의 반응은 어땠을까. 원태인은 "단장님께서 우승하고 가라고 하셨다. 우승할 때까지는 못갈것 같다"며 웃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