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멀티히트 SD 루키 '3번'을 달았다면? 개막전 중견수 예약...김하성에 밀렸지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4-03-18 09:47


'유일한' 멀티히트 SD 루키 '3번'을 달았다면? 개막전 중견수 예약.…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루키 중견수 메릴 잭슨이 지난 12일(한국시각)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4회 홈런을 날리고 들어와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유일한' 멀티히트 SD 루키 '3번'을 달았다면? 개막전 중견수 예약.…
잭슨 메릴이 4회말 원태인의 바깥쪽 공을 좌측으로 밀어쳐 안타를 터뜨리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 고척스카이돔에서 가진 '팀 코리아'와의 스페셜 게임에서 확인한 성과가 하나 있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1대0으로 승리했다. 2003년 4월 생 20살 루키 잭슨 메릴이 전혀 주눅들지 않은 플레이로 공수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9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한 잭슨은 3타수 2안타 1도루를 터뜨렸다. 이날 샌디에이고 타자들 중 유일하게 터뜨린 멀티 히트.

1-0으로 앞선 2회말 1사후 첫 타석에 들어선 메릴은 문성주의 2구째 90.4마일 가운데 포심을 받아쳐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4회 2사후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터뜨렸다. 원태인의 초구 76.5마일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커브를 받아쳐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렸다. 무리하지 않는 스윙으로 가볍게 갖다 맞힌 것이 라인드라이브를 그리며 왼쪽으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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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메릴은 올해 유망주 순위에서 전체 12위로 샌디에이고의 차세대 간판으로 각광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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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3회 투구를 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7회 3번째 타석에서는 선두로 나가 팀 코리아 우완 정해영을 상대로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93.0마일 한복판 직구를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이어 잰더 보가츠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성공하며 스코어링포지션을 만들었다. 정해영의 3구째 83.4마일 슬라이더가 바깥쪽으로 빠지는 사이 2루로 스타트를 끊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세이프됐다.

안타를 친 두 타석에서 후속타 불발로 홈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그는 팀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자질을 과시했다.

경기 후 메릴은 파드리스 TV와 인터뷰에서 "서울에 오게 돼 영광이다. 이곳에서 플레이하도록 허락해준 한국인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무척 재밌는 경기였다. 짧지만 지금까지 야구를 해 오면서 아마도 가장 재밌는 경기였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메릴은 MLB파이프라인이 올해 내놓은 유망주 랭킹서 전체 12위에 올랐다. 그만큼 구단에서 기대가 큰 선수.

이날 활약에 대해 MLB.com은 '메릴이 한국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은 매우 좋은 것'이라며 '유먕주 순위 전체 12위인 그는 이곳에서 지난 날처럼 그의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심지어 개막전서 그의 자리는 점점 더 확고해지고 있다. 그는 2개의 안타와 1개의 도루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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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팀 코리아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최지훈의 내야땅볼 때 1루주자 문보경이 런다운에 걸려 김하성에게 쫓기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17/
그런데 메릴은 애리조나 스프링트레이닝 캠프에서 달던 70번이 아닌 3번을 달고 이날 경기를 뛰었다.

MLB.com은 '며칠 후 메릴에게 일어날 일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한 사람이 있을 것인데, 그의 배번이 70번에서 3번으로 바뀐 것에 주목하라'고 했다. 메릴은 "배번이 바뀐 게 특별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팀에서 그냥 그 번호를 줬을 뿐이다. 불만도 없다. 내가 작은 숫자를 요구한 것도 아니다. 그냥 그 번호를 받았을 뿐"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그러나 루키가 한 자릿 수 번호를 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새로운 경험들, 난생 처음 보는 것들, 다른 나라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 돔구장 등은 앞으로 우리가 몇 달 동안 올 일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에게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며 메릴의 서울 시리즈 참가의 의미를 설명했다. 주전 기용 가능성을 암시한 발언이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메릴의 활약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적응 차원에서 적응을 하는 선수를 폄하해서도 안 된다. 게임을 치를수록 나아지는 걸 말함이다. 메릴은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일을 잘 해내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실트 감독은 메릴의 개막 로스터 진입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을 평가하고 있다. 로스터와 관련해 몇 가지 결정을 했고, 로스터를 잘 정리해 왔다. 그러나 사람들이 '난 오늘 굉장한 일을 했다'라고 느끼길 바라면 안된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메릴은 2021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7순위에 샌디에이고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마이너리그에서 그의 주포지션은 유격수였다. 지난해 싱글A+와 더블A에서 114경기 가운데 유격수로 99경기에 선발출전했다. 입단 때부터 공격과 수비력을 모두 갖춘 유격수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유격수는 김하성이다. 메릴은 중견수로 개막 로스터에 포함될 것이 확실시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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