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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저희도 지금 처음 밟아보는 거라…."
홍 감독도 세계적 명장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감독으로서 맞대결을 펼친 이날 하루는 일생일대의 추억이 될 만 했다. 실제 그는 "이렇게 큰 축제에 함께 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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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은 이번 서울시리즈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오랜 기간 구장을 통째로 내줬다. 시범경기도 전혀 치르지 못했고, 경기는 커녕 연습도 못했다. 바뀐 홈구장이니, 적응 훈련이 필요한데 정작 구장 주인인 키움은 아무 것도 해보지 못했다. 이제 시즌 개막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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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를 위해 희생을 했는데, 키움에 돌아오는 직접적 혜택은 미약한 실정이다. 심지어 다저스에 홈 라커를 내줘, 이날 경기 준비는 지하 회의실에서 해야했다. 내 집에서 '셋방살이'를 하는 처지.
그래도 홍 감독은 "모두의 축제를 위해 이런 희생은 우리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자칫 시즌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기에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키움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좋았던 이미지가 처참한 경기력으로 희석되고 말았다. 이날 키움은 다저스에 3대14로 대패했다. 전력 차이가 매우 큰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니, 졌다고 뭐라 할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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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기, 김윤하, 김연주 등 프로 무대에 데뷔도 안한 생 초짜 신인 선수들에게 일생일대의 기회를 주겠다는 의도는 좋다. 하지만, 키움도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프로 구단인만큼 최소한의 선과 자존심은 지켰어야 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들이 만난 빅리그 최고 타자들. 주눅들지 않을 수 없었다. 스트라이크도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게 안쓰러울 정도였다.
두 번째 투수 손윤기가 크게 흔들릴 때 빨리 교체를 해줬다면, 상황이 조금 나아질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 오래 끌고 가다 경기가 한순간에 기울어져 버렸다.
개막이 코앞이기에 선발 요원들까지 끌어다 쓰는 건 무리일 수 있지만 김재웅, 문성현 등 경험 있는 필승조를 아낀 부분이 아쉽다. 시범경기 일정 등을 고려했고, 이들이 나왔어도 경기 흐름을 완전 바꾸기는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비싼 티켓값을 지불하고 경기장을 찾은 키움팬들에게 뭔가 해보고자 했다는 메시지는 줄 수 있었다. 가장 강한 불펜 조상우도 큰 의미가 없는 9회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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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