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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대만)=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SSG 랜더스가 첫번째로 오퍼를 넣어준 팀이었다. 아주 적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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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라운드락이 소속된 트리플A 퍼시픽코스트리그는 극악 레벨의 타고투저로 유명하다. 지난 시즌 유독 이 현상이 더 강했다. 퍼시픽코스트리그에서는 리그 148~150경기를 소화하면서 200홈런을 넘긴 팀이 2팀이나 있었고, 대부분 180~190홈런 이상이 터졌다. 리그 평균 OPS가 8할을 넘었다.
이런 투고타저 속에서도 더거는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했다. 그의 트리플A 시즌 성적은 7승10패 평균자책점 4.31. 무난해보이지만, 그가 기록한 평균자책점 4.31은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들 가운데 최저 1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143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이 역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극악의 타고투저 레벨에서 탈삼진왕, 방어율왕 타이틀을 더거가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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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팀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김광현도 더거에 대해 "착하고 좋은 친구인 것 같다. 빠르게 적응하려고 노력도 많이 하고, 선수들과도 잘 지내고 있다. 좋은 선수가 왔다"고 칭찬했다. 더거 역시 "처음에는 엄청 진지한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선수들이 농담도 많이 하고 편안한 분위기라서 좋다"면서 "기예르모 에레디아,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적극적으로 이끌어주는 스타일의 선수들이라서 적응이 좀 빨리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에레디아와 엘리아스는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뛰었고, 또 같은 쿠바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더거는 미국 애리조나 출신이다. 하지만 흥 많고 적극적인 에레디아, 엘리아스와도 빠르게 녹아들었다. 외국인 선수들끼리 따로 식사를 하면서 더 돈독해지고 있다. 더거는 "제가 스페인어를 꽤 많이 알아들을 수 있다. 말도 할 수 있는 편이다. 그리고 지금은 번역 어플을 통해서 한국어 공부도 많이 하고 있다. 요즘은 하루에 한국어, 스페인어만 거의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영어로만 대화하는 상대는 함께 자리한 통역 전담 직원 뿐이라고 농담하며 웃었다.
더거에게도 KBO리그 입성은 새로운 도전이다. 더거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서 해외 리그에 관심이 있었는데, 그때 SSG가 첫번째로 오퍼를 줬다. 굉장히 적극적으로 오퍼를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가족들에게도 잘 이야기가 돼서 올 수 있었다. KBO리그는 굉장히 경쟁력이 있고, 미국으로 따지면 트리플A 수준은 된다는 정도로 알고 있다"면서 "개막 전까지 건강하고, 꾸준히 내가 해오던 것을 지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더거는 아내와 2살짜리 딸도 함께 한국 생활을 시작할 예정이다. 야구 인생의 2막을 열었다.
자이(대만)=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