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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투타겸업으로 보여준 가능성은 과연 프로에서도 꽃을 피울까.
조대현은 고3 시절 투수와 타자를 겸업했다. 1m93의 건장한 체격을 앞세워 150㎞가 넘는 직구를 뿌리는 우완 투수로 호평 받았으나, 지난해엔 타자로도 뛰면서 강릉고 타선에 힘을 보탰다. 투수로는 18경기 62⅔이닝 7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 4사구 27개, 삼진 76개, 피홈런 단 1개를 기록했다. 타자로는 25경기 타율 2할7푼3리(88타수 24안타) 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20의 성적을 냈다. 부상으로 주춤하기도 했으나, 투수와 타자로 모두 성적을 올리면서 좋은 기량을 갖춘 재목임이 증명됐다. KIA는 조대현을 지명한 뒤 "계획대로 지명이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KIA 심재학 단장도 지명 직후 "(조대현에게) 유니폼을 입히다 몸을 만져보니 생갭다 좋다"고 흡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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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본인 의사도 있지만, KIA의 속사정도 무시할 수 없다. 양현종(36) 이의리(22) 윤영철(20)로 이어지는 확고한 토종 선발진을 갖추고 있으나, 우완 선발 자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31)이 지난해부터 불펜으로 전환하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됐다. 미래 우완 선발 육성 차원에서 조대현을 키우는 게 오히려 뎁스 강화 측면에선 나을 수 있다.
그동안 KIA 신인 투수들은 스프링캠프를 거쳐 곧바로 1군 무대에 서면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의리 윤영철이 계보를 만들었고, 조대현도 그 뒤를 이어 받을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로 꼽힌다. 하지만 크리스 네일과 윌 크로우의 합류가 결정되면서 기존 토종 선발 3인방과 함께 5선발 로테이션이 완성된 KIA이기에, 당장 조대현을 급하게 활용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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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캠프 합류의 핵심은 조대현의 기량 최대치를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쪽에 맞춰진다. KIA가 2년 전부터 시작해 재미를 보고 있는 함평 투수 아카데미로 가기 전 준비 단계에 해당하는 셈. 캠프 기간 축적되는 데이터와 리포트를 바탕으로 함평에서의 조대현 육성법도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조대현은 '될성 부른 떡잎'이라는 평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KIA의 호주 캠프에 시선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