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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명가재건을 꿈꾸는 삼성 라이온즈.
2차 드래프트 시장에서 베테랑 잠수함 우규민을 잃었지만, 좌완 최성훈과 잠수함 양현을 1,2라운드로 영입해 양적 플러스를 이뤘다. 방출시장에서는 재기를 꿈꾸는 우완 파이어볼러 이민호를 영입해 뎁스를 강화했다.
끝이 아니다. 내부 FA 오승환과 외부 FA 임창민과 계약을 위해 동부서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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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불펜자원으로 거론 되지 않는 핵심 선수가 있다. 좌완 이승현(22)이다.
지난 해 말 소속팀 삼성의 배려 속에 호주리그에 참가한 이승현은 조용히 선발 전환 준비를 해왔다.
애들레이드 바이트 소속으로 후배 투수 박권후, 포수 이병헌과 함께 새로운 리그를 경험한 그는 6경기를 모두 선발로만 소화한 뒤 지난 연말 귀국했다.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선발 6경기 25이닝 동안 25안타 12실점으로 1패, 4.32의 평균자책점. 탈삼진 24개에 볼넷은 10개였다. 이닝 당 출루허용률(WHIP) 1.40, 피안타율은 0.263이었다. 힘 좋은 호주 타자들을 상대로 피홈런이 하나도 없었다.
지난 12월14일 캔버라전에서 3⅔이닝 동안 10안타 6실점 한 경기를 제외하면 안정된 피칭을 이어갔다. 5경기 모두 2실점 이내였다. 1경기는 3이닝 무실점, 2경기는 각각 1실점, 2경기는 5이닝 넘게 던지며 2실점이었다. 선발투수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준 셈이다.
호주야구리그(Australian Baseball League, ABL)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선수 활약상을 소개하며 "삼성의 이승현, 이병헌, 박권후는 호주리그에서 경험을 통해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showcased significant development through their experience in the Australian league)"며 "다가오는 KBO 리그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Expectations are high for their performance in the upcoming KBO league)"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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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본인의 선발 욕심도 한 몫 했다. 구단도 이승현의 선발 변신 도전에 긍정적이다.
때 마침 좌완 선발이 필요한 데다, 시의적절하게 좌완 불펜 최성훈을 영입하며 숨통이 틔인 부분도 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이승현의 선발 도전과 관련, "상황을 좀 보려고 한다"며 "백정현 선수의 풀타임 체력적 측면을 고려할 때 좌완 선발을 만들어 보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선수 두명(모두 우완 가능성)과 원태인 백정현 다음인 5선발 쪽에 최채흥 이호성 이승현 선수를 캠프 때 좀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구상을 밝혔다.
기계적으로 보면 이 3명의 투수 중 5선발 경쟁에서 탈락한 투수가 불펜으로 들어가는 밑그림. 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단순하지 만은 않다. 셋 중 둘, 셋 모두 선발로 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불펜이 아무리 급해도 선발투수 자원은 미리, 넉넉히 준비해 둬야 한다.
풀 시즌을 치르는 동안 기존 자원의 부상, 부진 이탈 등 돌발상황에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삼성은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KBO 무대가 처음인 새 외인으로 바꾸게 될 가능성이 있다. 리그 적응이란 변수가 있다.
캠프 때 길게 던지는 훈련이 안 돼 있는 투수가 갑자기 선발로 전환하기란 사실상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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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시나리오는 이승현의 변신 성공 여부에 달렸다. 대구싱원고를 졸업한 2021년 삼성에 1차지명으로 입단하며 대형 좌완 탄생에 대한 큰 기대를 모은 선수. 지난 2년 간 성장통을 겪었던 그가 선발 변신을 통해 돌파구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 선발진에 경쟁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호주발 선발 전환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따라 많은 그림이 달라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