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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의 첫번째 FA 계약은 '딱빡끝'이었다.
계약을 마친 임찬규는 "엘린이 출신으로서 자랑스러운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어서 기쁘다. 다른 구단은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LG트윈스 선수로 남고 싶었는데 좋은 계약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팬들 덕분에 이번 시즌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팬들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 팬들이 항상 웃을 수 있도록 내년, 내후년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계약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구단은 "임찬규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꼭 필요한 선수이다. 긍정적인 영향으로 팀의 어린 후배들을 잘 이끌며 팀이 통합우승을 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본인 성적 뿐 아니라 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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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임찬규는 최근 2년간 구속이 145㎞ 중후반으로 빨라졌으나 빨라진 구속으로 인해 자신의 장점이 오히려 사라지고 말았다. 구속이 느렸을 땐 제구와 변화구로 승부를 했으나 구속이 오른 이후엔 힘으로 승부를 봤던 것. 2년간 실패를 맛본 임찬규는 올시즌 다시 예전처럼 터널링과 제구, 변화구에 신경을 썼고, 이것이 빨라진 구속과 시너지 효과를 냈다. 5월에 4승무패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하며 LG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6,7월에 주춤했지만 팀에 선발이 필요했던 8월에 4승무패를 기록하면서 또한번 팀에 활력소가 됐다.
올시즌 30경기(26번 선발)에 등판해 144⅔이닝을 던져 규정이닝을 채운 임찬규는 14승6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다승 3위, 평균자책점 9위였다. 국내 투수 중에선 다승 1위, 4위의 호성적.
LG의 29년만에 정규리그 우승에 일조한 임찬규는 '엘린이'로서 한국시리즈에 선발 투수로 나서는 감격적인 순간도 맞았다. 그것도 우연의 일치로 21년전 LG가 이승엽과 마해영의 홈런으로 역전패해 우승을 내줬던 그날 11월 10일에 선발 등판하게 됐다. 1승1패로 맞선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날이 우연히도 11월 10일 이었다. 임찬규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21년 전인 2002년 삼성과 LG의 한국시리즈 6차전 때 패한 것을 TV로 보고 엄청 울었다는 어린 시절 얘기를 했었는데 공교롭게도 정확히 21년 뒤 같은 날에 선발 등판을 한 것. 임찬규는 3⅔이닝 동안 6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을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5이닝 이상의 호투를 펼치진 못했지만 최소한의 실점으로 막고 불펜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3차전서 LG는 8회말 박병호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았지만 9회초 오지환의 역전 스리런포로 다시 뒤집었고, 9회말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이정용이 김상수를 투수앞 병살타로 잡고 한국시리즈 역사상 손에 꼽히는 명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LG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두번째 FA 신청서를 받은 임찬규는 이번엔 자신있게 신청서를 써서 제출했다. 그렇다고 LG를 떠날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임찬규는 지난 2일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2023 러브 기빙 페스티벌 위드 챔피언십'(LOVE Giving Festival with Championship) 에 FA이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기로 돼 있었지만 스스로 잠깐 시간을 내서 참석해 팬들에게 인사를 했었다.
임찬규는 "FA는 이런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팬들에게 인사는 해야할 것 같아서 왔다"며 큰 절로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보였다.
지난 18일 이정용이 군입대를 할 땐 직접 운전을 해서 이정용을 논산 훈련소에 데려다 주기도 했다. FA 신분이지만 행동은 그냥 LG 선수나 마찬가지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