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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박명근은 받는 우승 혜택, 시즌 내내 고생한 이지강은...[LG 우승]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3-11-14 10:56 | 최종수정 2023-11-14 14:06


이재원-박명근은 받는 우승 혜택, 시즌 내내 고생한 이지강은...[LG …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경기, 경기 종료 후 펼쳐진 LG 트윈스의 정규시즌 우승 세리머니에서 이지강이 문보경의 유니폼과 함께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04/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지강도 정말 열심히 했는데….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 LG의 6대2 승리가 확정되자 선수단, 관계자, 팬 모두가 서로를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LG의 우승에는 여러 동력이 작용했다. 세대교체를 지휘하고 적시에 박해민, 박동원 등 FA 자원을 영입한 차명석 단장,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아 '원팀'으로 팀을 변모시킨 염경엽 감독 등의 공이 크다.


이재원-박명근은 받는 우승 혜택, 시즌 내내 고생한 이지강은...[LG …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LG 이지강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19/
그리고 주인공들은 그라운드에서 몸을 던진 선수들이다. 아무리 작전을 잘 세우더라도, 선수들이 이를 잘 수행해주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LG는 베테랑 선수, 외국인 선수, 신인급 선수 가릴 것 없이 자신들의 역할을 100% 완수했다. 선수들은 두둑한 보너스를 받고, 행복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이슈가 됐던 건 LG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30명만 영광의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염 감독은 이재원과 박명근을 넣고 싶었다. 이재원은 자신 때문에 군대까지 미뤘다. 신인 박명근은 57경기 필승조 역할을 한 불펜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재원은 정규시즌 성적이 부족했고, 신인 김범석에게 대타 포지션에서 밀렸다. 박명근은 최근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다. 코치들이 염 감독을 말렸다. 염 감독은 "만약 우승을 하면 두 사람에게는 우승 반지도 주고, 똑같이 우승 배당금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재원-박명근은 받는 우승 혜택, 시즌 내내 고생한 이지강은...[LG …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 LG가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구광모 LG 그룹 회장과 염경엽 감독, 오지환 김현수 임찬규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1.13/
감독이 눈에 밟히는 선수를 챙기는 건 좋은 일. 그런데 다른 선수들이 박탈감을 느끼는 문제도 간과할 수 없을 듯 하다.

대표적인 선수로 이지강이 있다. 정규시즌 22경기를 뛰며 2승5패2홀드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성적만 보면 평범하지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마당쇠 역할을 했다. 거의 풀시즌 1군 엔트리에 있었다. 토종 선발진이 무너졌을 때 5선발 역할을 충분히 해줬고, 중간에 투수가 필요하면 그 역할을 도맡았다. LG 정규시즌 1위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였다.


이재원-박명근은 받는 우승 혜택, 시즌 내내 고생한 이지강은...[LG …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LG와 KT의 경기. LG가 KT에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LG 선수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3.11.13/
하지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승선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는 선발이 4명만 필요하다. LG는 불펜 자원이 워낙 풍부해 이지강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여러 LG 프런트도 이지강의 공을 인정하며,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한 걸 아쉬워했다. 혜택도 혜택이지만, 역사적인 우승 순간 동료들과 함께 못한 아픔이 더 크지 않았을까. 박명근은 염 감독의 배려로 선수단과 끝까지 함께 했다.


이지강 뿐 아니다. 1군이 아닌 2군에서도 구슬땀을 흘린 선수들의 밑바탕이 있었기에 LG의 29년 한이 풀릴 수 있었다. 구단 운영 방침, 규약이 있고 한국시리즈에서 성과를 낸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챙기는 게 당연하다. 그래도 음지에서 고생한 이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는 LG가 되면 더 좋을 듯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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