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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구 7이닝 무실점 QS+! 쏟아진 기립박수…이의리도 벅찼다 "더 던지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창원 인터뷰]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09-27 21:51 | 최종수정 2023-09-28 00:00


77구 7이닝 무실점 QS+! 쏟아진 기립박수…이의리도 벅찼다 "더 던지…
◇스포츠조선DB

[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의리! 이의리!"

27일 창원NC파크. KIA가 6-0으로 앞선 7회말을 삼자 범퇴로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온 KIA 타이거즈 이의리를 향해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큰 함성으로 화답했다.

KIA 이의리는 이날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7회까지 NC 타선에 단 3안타(1볼넷)만 허용했을 뿐, 실점 없이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쳤다. 7회까지 이닝별 최고 투구 수가 12개(1, 7회)에 불과했을 정도로 뛰어난 완급 조절을 펼쳤다. 3회말 1사후 첫 볼넷을 허용했으나 후속 타자를 병살타로 처리했고, 빠르게 승부를 유도하는 등 올 시즌 지적된 제구 문제도 완벽하게 해결했다.

KIA 김종국 감독은 한계 투구 수를 80개로 설정했으나, 이의리가 7회까지 던진 공은 77개로 한계치를 밑돌았다.


77구 7이닝 무실점 QS+! 쏟아진 기립박수…이의리도 벅찼다 "더 던지…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KIA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21/
이의리의 역투에 힘입어 KIA는 더블헤더 2차전에서 NC를 6대1로 제압하면서 1차전 패배를 설욕했다. 이의리는 이날 승리로 시즌 11승을 달성, KBO리그 데뷔 후 한 시즌 개인 최다승(10승)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쁨도 맛봤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더블헤더 1차전을 내주면서 자칫 팀 분위기가 다운될 수도 있었는데 이의리가 선발투수 역할을 너무나 잘 해줬다.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7이닝 동안 최소 투구수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고 칭찬했다.

이의리는 경기 후 "더블헤더다 보니 좀 더 공격적인 템포로 빨리 들어가고자 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트레이너님들이 관리를 잘 해주셔서 좀 상태가 굉장히 좋아 가볍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됐던 손가락 상태를 두고는 "보시다시피 아무렇지 않다. 원래도 괜찮았다"고 씩 웃었다.

7회말 투구를 마친 뒤 3루측 KIA 응원석에선 "이의리"의 이름을 연호하는 큰 함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경기 후에도 많은 팬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이의리"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에 대해 이의리는 잠시 벅찬 듯한 표정을 지으며 "오늘 따라 팬 분들의 함성이 유독 크게 들렸다"며 "(마운드를 내려올 땐) '더 던지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오늘은 많은 생각이 나긴 해도 경기에 집중하고 싶었고, 그 부분이 잘 됐다"고 말했다.


77구 7이닝 무실점 QS+! 쏟아진 기립박수…이의리도 벅찼다 "더 던지…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이의리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22/
충격의 낙마 소식 이후 기분은 어땠을까. 이의리는 "구단을 통해 소식을 들었다. (대표팀으로부터) 아직도 연락 한 통 받질 못했다. 기분이 좋진 않다"며 "내가 실력이 안되서, 아파서 탈락이 된 걸 수도 있지만, 팀을 통해서 소식을 듣게 되니 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아쉬움이 크지만, 티를 내지 않는 게 프로라고 생각했다. 계속 경기를 해야 하는데 (대표팀 탈락에) 연연하면 결과가 안좋고, 팀에 폐가 될 수도 있다.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고 밝혔다. 또 "내가 그 일로 계속 부진하다면 팀 뿐만 아니라 나 자신, 어떻게 보면 대표팀에 있는 동료들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라고 봤다"며 "오늘 잘 던지는 게 대표팀에 간 동료들이나 소속팀 선수들, 나에게 다 플러스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뿐만 아니라 우리 팀 형들도 많이 분했던 것 같다. 오늘 경기에서 야수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 타 팀 선수들로부터도 '네가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한 경험일 것'이라는 좋은 말씀과 연락을 받아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77구 7이닝 무실점 QS+! 쏟아진 기립박수…이의리도 벅찼다 "더 던지…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KIA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21/

이의리는 "마음 한켠엔 계속 남아있을 것 같다. 그게 안 나오게끔 만들어야 한다"며 "앞으로 남은 기회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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