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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출신 최초의 홈런왕!' 오타니 123년 ML 첫 역사 쓴다, 44홈런 한달 넘었는데 못 쫓아오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3-09-23 08:07 | 최종수정 2023-09-23 08:12


'亞 출신 최초의 홈런왕!' 오타니 123년 ML 첫 역사 쓴다, 44홈…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아시아 출신 선수 최초의 메이저리그 홈런왕을 눈앞에 뒀다. AP연합뉴스

'亞 출신 최초의 홈런왕!' 오타니 123년 ML 첫 역사 쓴다, 44홈…
오타니가 시즌을 조기 마감한 뒤로 AL 타자 중 누구도 홈런 경쟁에서 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아시아 출신 선수가 메이저리그 개인 타이틀을 차지한다는 건 꿈에도 있을 수 없는 일 같았다. 특히 투수의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과 타자의 타율, 홈런, 타점 등 트리플크라운에 해당하는 주요 타이틀은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1995년 노모 히데오가 내셔널리그(NL) 탈삼진 1위에 오르며 이런 '편견'을 단 번에 깨버렸다. 노모는 그해 LA 다저스에 입단해 '토네이도' 투구폼을 앞세워 13승6패, 평균자책점 2.54, 236탈삼진을 마크하며 NL 신인왕에 올랐다. 탈삼진 부문 NL 1위였다.

노모는 2001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220개의 삼진을 잡아 이번에는 아메리칸리그(AL)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러니까 양 리그 탈삼진 부문을 한 번씩 석권한 셈이다. 무엇보다 노모는 양 리그에서 모두 노히터를 달성한 투수이기도 했다.

다르빗슈 유도 2013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277탈삼진으로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그 해 양 리그를 합쳐 1위였다. 덕분에 AL 사이영상 투표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맥스 슈어저에 이어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亞 출신 최초의 홈런왕!' 오타니 123년 ML 첫 역사 쓴다, 44홈…
노모 히데오. AP연합뉴스
아시아 출신 빅리그 다승왕도 있었을까. 물론이다. 대만 출신 왕치엔밍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뉴욕 양키스 에이스로 활약하던 2006년 19승(6패)을 올리며 AL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미네소타 트윈스 좌완 요한 산타나도 19승을 올렸다. 산타나는 그 해 AL 사이영상 수상자였다.


'亞 출신 최초의 홈런왕!' 오타니 123년 ML 첫 역사 쓴다, 44홈…
LA 다저스 시절의 류현진. AFP연합뉴스
류현진도 아시아 빅리거 역사에 등장한다. 그는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가져간 유일한 아시아 출신 투수다. 2019년 LA 다저스에서 2.32의 평균자책점을 올려 NL 뿐만 아니라 양 리그 통합 1위에 올랐다. 그 해 AL 평균자책점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게릿 콜(2.50)이 1위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유력한 NL 사이영상 후보로 질주하다 8월 이후 미끄러지면서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에게 아쉽게도 역전을 당하고 만다.

타자 쪽에서는 스즈키 이치로가 단연 돋보인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그는 곧바로 메이저리그 정복의 꿈을 이뤘다. 타율 0.350, 242안타, 127득점, 56도루를 마크하며 AL 신인왕 및 MVP를 석권하는 역사를 썼다. AL 타격 1위가 바로 이치로였다. 그는 2004년에도 타율 0.372를 올려 양 리그 통합 타격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역대 한 시즌 최다인 262안타를 터뜨리며 1920년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 조지 시슬러가 세운 257안타를 84년 만에 깨트렸다.


'亞 출신 최초의 홈런왕!' 오타니 123년 ML 첫 역사 쓴다, 44홈…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의 스즈키 이치로. AP연합뉴스
그러나 홈런과 타점 부문서 아시아 선수가 1위에 오른 적은 아직 없다. 투수의 경우 뛰어난 제구와 날카로운 볼배합, 노련한 경기운영 만으로도 메이저리그를 정복할 수 있다. 컨택트 능력과 선구안이 중요한 타율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파워를 앞세워야 하는 홈런 부문에서는 뛰어난 근력, 탄력, 밸런스를 갖춘 미국 및 중남미 선수들과 경쟁한다는 건 '상상불가'로 여겨졌다.


동양 최고의 파워히터 마쓰이 히데키도 2003년 양키스에 입단한 뒤 홈런 부문서 타이틀은 커녕 '톱10'에 오른 적이 없다. 마쓰이가 2004년에 터뜨린 31홈런이 아시아 출신 타자로는 최고 기록이다.

그런데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아시아 출신 최초의 홈런왕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1901년 NL과 AL 체제의 메이저리그가 출범한 이후 최초의 동양인 홈런왕이라는 역사가 쓰여지는 것이다.

지난 20일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조기 마감한 오타니는 AL 홈런 순위에서 여전히 1위다. 그가 마지막으로 홈런을 날린 것은 한 달 전인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이다. 1회말 상대 앤드류 애보트의 92.9마일 한복판 직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442피트짜리 우중월 투런홈런을 작렬했다.

시즌 44호 홈런이다. AL 홈런 2위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시카고 화이트삭스)는 37개로 오타니에 7개나 적다. 남은 9경기에서 오타니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다만 오타니는 2021년 작성한 자신의 최고 기록인 46홈런을 넘어서는 데는 실패했다. 그리고 부상으로 중단된 타점 부문 타이틀 사냥도 아직은 숙제로 남게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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