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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본인이 무리하고 싶지 않다고 하니까…갈길 바쁜데 그 선수만 바라볼순 없지 않나."
처음 한국에 올 때만 해도 '구드럼을 어떻게 영입했나'라며 부러움을 샀다. 미네소타 트윈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거친 메이저리거 출신 내야수다. 내야 전 포지션은 물론 코너 외야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수비수이자 스위치 히터다. '다재다능'의 표본처럼 보였다.
영입 당시 최고액인 40만 달러(약 5억 3000만원)를 아낌없이 투자한데서 롯데의 간절함이 드러난다. 이미 모기업의 유상증자까지 받아가며 지난 겨울 FA와 연장계약에 최대 260억원을 쏟아부은 시즌이다. 구단 대표이사가 직접 '톱3'를 목표로 언급하고, 사령탑은 "한국시리즈에 가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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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구드럼이 눈에 띄는 건 윌커슨과의 대조 때문이다. 윌커슨은 9경기 4승2패 평균자책점 2.14로 고군분투하는 반면, 구드럼은 실망감만 가득하다.
전체 1위에 오른 4월 이후 추락이 거듭됐다. 롯데가 구드럼을 영입한 건 이미 불안감이 조금씩 현실화되던 전반기 종료 직후였다.
그리고 구드럼의 올시즌 성적은 36경기에 출전, 타율 2할6푼3리 OPS(출루율+장타율) 0.681에 불과하다. 특히 홈런이 단 1개도 없을 만큼 장타력이 떨어지고, 클러치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존 갈, 브라이언 오그레디 등과 더불어 'KBO 0홈런' 외인으로 기록될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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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현재 구드럼의 부진 속 7위까지 내려앉은 상황. 6위 두산 베어스까지 뒤엉킨 가을야구 경쟁에서도, 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키움 히어로즈의 최하위 싸움에서도 각각 한발짝 떨어진 외톨이다.
병원 검진 결과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선수 본인이 근육통을 호소하는 이상 무리하게 기용하기도 어렵다. 이 감독대행은 "근육통은 쉬면 낫는다. 섣불리 기용하기보단 시간을 줬다. 안 좋다는 선수를 굳이 쓰기보단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게 낫다"면서도 "면담을 했더니 '다른 문제는 없다. (통증이 있는데)무리하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다보니 마음을 정확히 읽기가 어렵다"는 고뇌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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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까지 정규시즌 23경기를 남겨둔 현재 롯데와 5위 SSG 랜더스의 차이는 6경기. SSG가 흔들린다곤 하나 기적이 없는 한 뒤집기는 쉽지 않은 차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