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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8패' 안우진보다 무서운 좌완 공포증…갈매기 비상 가로막는 '벽'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05-25 09:20 | 최종수정 2023-05-25 09:31


'1승8패' 안우진보다 무서운 좌완 공포증…갈매기 비상 가로막는 '벽' …
롯데 노진혁, 김민석. 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18/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 상대로 승리하는 법? 좌완 투수를 선발로 낸다.

농담 같지만 현실이다. 올시즌 롯데가 좌완 선발투수를 만난 경기는 총 9경기, 1승8패를 기록중이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경기 내용이다. 상대 좌완선발 중 5회 이전에 내려간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선발싸움에서 롯데가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1승도 구창모(NC 다이노스)에게 6이닝 무실점으로 꽁꽁 묶이고, 연장 10회 상대 폭투로 결승점을 뽑은 경기다.

올시즌 롯데의 좌투수 상대 타율은 2할1푼9리, OPS(출루율+장타율)은 0.566이다. 홈런조차 단 1개에 불과하다. 10개 구단 중 독보적으로 좌완 투수에 약한 팀이다.

그 면면이 만만치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9명 중 김광현 맥카티 벤자민 산체스 구창모는 1선발급 외인 또는 자타공인 리그 에이스급 투수다. 이의리 오원석도 올해 평균자책점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정상급으로 성장중인 투수들이다.

하지만 롯데는 아직 양현종이나 요키시와는 만나지도 않았다. 윤영철은 롯데 상대로 데뷔 첫승을 올렸고, 그 상대는 올해 롯데 에이스로 떠오른 나균안이었다. 이쯤 되면 징크스가 아니라 공포증이다.

24일 NC 전에서도 이어졌다. NC는 컨디션 차원에서 말소된 구창모 대신 최성영을 선발로 냈다. 최성영 개인으로선 2020년 8월 9일 광주 KIA전 이후 무려 1018일만의 선발 출격이었다. 명백히 롯데의 약점을 후벼판 표적 등판이다.


'1승8패' 안우진보다 무서운 좌완 공포증…갈매기 비상 가로막는 '벽' …
6회말 NC 최성영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격려하는 김수경 코치.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5.24/
최성영은 5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며 감격의 선발승을 따냈다. 롯데 타선에겐 리그 최고 투수 중 한명인 키움 안우진(5이닝 2실점)보다 더 상대하기 힘든 투수였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무려 7명의 우타자를 배치시키며 좌완 공포증을 끊고자 노력했다. 전준우와 윤동희가 멀티히트, 안치홍이 멀티 출루(2볼넷)를 기록했지만, 결국 롯데는 이날 1득점의 빈공에 시달리며 패했다.

특히 좌투수 상대로 좌타자가 대타로 나서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날 롯데가 4회 득점찬스에서 클러치 능력을 믿고 대타 노진혁을 내세운 게 그 드문 사례 중 하나다. 결과는 실패. 이날 롯데 좌타자의 성적은 11타수 1안타(박승욱)였다.

디펜딩챔피언 SSG는 외인 맥카티-엘리아스를 비롯해 김광현 오원석을 보유한 좌완 왕국이다.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이 있는 KIA처럼 국내 투수진이 좌완 일색인 팀도 있다. 정규시즌은 이제 겨우 40경기 안팎을 치렀을 뿐이다. 롯데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좌완 공포증 탈피가 반드시 필요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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