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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연패 끊었다고 좋아할 때 아니다, 큰일 날 뻔 했던 KIA.
승리에는 여러 요인이 있었다. 먼저 류지혁의 부상으로 경기 도중 들어온 황대인이 추격의 홈런과 역전 결승타까지 때리는 깜짝 활약을 펼쳐줬다. 최근 부진으로 힘들었던 소크라테스도 결정적인 스리런포를 터뜨리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물했다. 그리고 선발 앤더슨이 1회 연속 4안타를 맞으며 2실점으로 흔들렸지만, 이후 변화구 위주의 패턴 변화로 삼성 타선을 누르며 버텨준 게 역전승의 기반이 됐다.
하지만 연패에서 탈출했다고 발 뻣고 잘 때가 아니다. 사실 질 뻔한, 아니 지는 게 맞는 경기였다. 이유가 있다.
KIA가 1-2로 밀리던 7회초. 빅이닝을 완성한 그 7회다. 사실 7점을 내기 전 정말 암울한 상황이 연출됐다. 선두 변우혁이 바뀐 투수 김태훈을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냈다. 천금의 동점 찬스. 연패를 끊어야 하는 KIA이기에 당장 동점을 만드는 게 중요했다. 2루에 대주자 김규성을 투입했다.
타석에는 이우성. 작전이 나왔다. 당연히 주자를 3루로 보내야했다. 그러기 위해 김규성을 넣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이우성이 높은 공에 번트를 대지 못했고, 3루로 향하던 김규성은 늦은 스타트에 결국 3루에서 횡사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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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성도 아쉬웠다. 주루 플레이를 잘하는 선수. 발이 빠르기에 번트가 성공되는 걸 보고 뛰어도 무방했는데, 마음이 앞섰는지 예측 플레이로 3루로 스타트를 했다 횡사를 하고 말았다.
선수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벤치의 판단도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정말 1점이 중요했다면, 이우성에게 확실한 번트 사인을 내든가, 아니면 작전 수행이 좋은 선수로 대타를 쓰는 게 나을 수 있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무사 2루 주자가 사라지면, 분위기가 꺾이는 게 보통이다. 만약 이날 상대가 삼성이 아닌 다른 강팀이었다면 KIA는 바로 고꾸라지는 순간일 수 있었다. 삼성 불펜이 헐거워 KIA가 운 좋게 7회 빅이닝을 가져가며 이겼지만 절체절명의 순간 어이없는 작전 실패는 두고두고 곱씹어야 할 장면이다. 나중에 5강 싸움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이런 플레이가 다시 나온다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8회 황대인의 수비 실책도 아쉬웠다. 이미 점수차가 벌어진 상황이라고 하지만, 강민호가 친 평범한 플라이 타구를 놓치는 건 프로의 모습이 아니었다. 1~2점차 승부였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몰려올 수 있었다. 강민호는 선두타자였다. 방망이를 잘 치고 팀이 이겨 묻혔지만, 황대인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