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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제 갓 스물을 넘긴 최고의 유망주 투수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아쉽게 5회를 채우지 못했다.
마이애미는 5회말 3-2로 역전했으나, 불펜진이 재역전을 허용해 4대7로 패했다. 페레스는 승패와 무관했다.
페레스의 투구수는 88개. 40개를 던진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최고 99.1마일(159.5㎞), 평균 97.5마일을 찍었다. 최고 93.5마일의 슬라이더는 26개를 구사했고, 커브 18개, 체인지업 4개였다.
페레스는 솔로홈런 두 방으로 2실점했지만, 삼진 7개를 잡아내며 강력한 구위를 자랑했다.
페레스는 2003년 4월 15일 생이다. 만 20세 27일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것이다. 마이애미 역사상 최연소 빅리그 데뷔 기록이다. 종전은 2013년 호세 페르난데스가 마크한 20세 250일이었다. 또한 2003년생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것도 페레스가 처음이다. 그러니까 현존 메이저리그 선수들 가운데 '막내'라는 소리다.
그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올시즌 더블A 펜사콜라 블루와후스에서 6경기에 등판해 3승1패, 3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32, 탈삼진 42개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직구가 94~97마일, 최고 100마일까지 나왔다. 마이애미는 지난 11일 페레스에게 빅리그 승격 통보를 했고, 그는 12일 팀에 합류했다.
그런데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그를 마중 나간 것은 다름아닌 메이저리그 최강 에이스로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샌디 알칸타라였다. 그가 공항에서 그를 픽업해 숙소까지 모셔온 것이다. 알칸타라와 페레스는 같은 에이전트를 두고 있다.
둘은 지난 겨울 고향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함께 훈련을 했고, 페레스가 처음으로 빅리그 스프링트레이닝에도 참가하면서 꽤 오랜 시간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MLB.com은 '페레스는 지난 수요일 일생일대의 소식을 통보받는다. 그를 마중 나간 것은 다름 아닌 알칸타라였다'며 '둘은 멘토와 수제자로 긴밀한 친분을 형성했다. 오프시즌 함께 훈련을 했고, 스프링트레이닝 캠프에서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알칸타라는 MLB.com에 "집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에이전트한테 전화가 와 '유리가 공항에 오는데 함께 픽업하러 가자'고 해 흔쾌히 서둘러 움직였다"고 밝혔다.
알칸타라는 페레스를 차에 태우고 숙소로 가는 동안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MLB.com이 이날 페레스의 콜업 소식을 전하면서 알칸타라가 픽업하는 영상을 실었는데, 알칸타라는 페레스에게 "이 순간을 즐겨라. (데뷔전은)인생에서 딱 한 번 뿐인 시간이란다. 내일이 지나면 넌 메이저리거가 된다. 마운드에 오르면 마이너에서 했던 것처럼 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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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는 지체없이 페레스를 내리고 브라이언 호잉으로 교체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