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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24세 필승조…LG 말고 SSG 불펜이 1위라고? 감독도 예상 못한 반전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4-27 10:16 | 최종수정 2023-04-27 10:16


평균 24세 필승조…LG 말고 SSG 불펜이 1위라고? 감독도 예상 못한…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SSG와 NC의 경기가 열렸다. 힘차게 투구하는 SSG 백승건.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14/

평균 24세 필승조…LG 말고 SSG 불펜이 1위라고? 감독도 예상 못한…
2023 KBO리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SSG 이로운이 역투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4.21/

평균 24세 필승조…LG 말고 SSG 불펜이 1위라고? 감독도 예상 못한…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SSG 서진용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4.26/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놀랍게도, 현재 KBO리그 불펜 최저 평균자책점 1위는 SSG 랜더스다.

놀라운 이유는 올 시즌 SSG의 유일한 단점이자 최대 약점이 불펜이라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확실한 마무리 투수 없이 로테이션으로 뒷문을 지켰고, 필승조도 변수가 많았다. 40세가 넘은 노경은, 고효준이 올해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가정 하에 나머지 젊은 투수들이 중간을 어느정도 지킬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 26일 잠실 LG 트윈스전 투수 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고졸 루키인 19세 투수 송영진이 선발로 나와 6이닝을 3실점(2자책)으로 막고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후 내려갔다. 이후 타이트한 상황에서 등판한 투수들은 모두 20대 젊은 투수들이다. 23세 좌완 백승건이 7회에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8회는 24세 우완 최민준이 막았다. 2점 차 세이브 상황. 9회에 등판한 마무리 서진용은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세이브를 챙겼다.

이들이 올 시즌 SSG의 필승조 투수들이다. 여기에 송영진과 동갑내기 입단 동기이자 올해 1차 지명 신인인 이로운까지 합세한다. 오히려 최근에는 베테랑 투수들보다 20대 초반의 젊은 투수들이 중심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SSG 필승조 투수들의 평균 나이는 24세에 불과하지만, 이들은 26일 기준 불펜 최저 평균자책점이 2.02로 10개 구단 전체 1위다. 리그 최강의 필승조를 자랑하는 LG 트윈스(3.40, 2위)보다도 실점 없이 뒤를 막아주는 것이다.

마무리 서진용이 11경기에서 벌써 9세이브를 챙기면서 안정감을 더해주고, 20대 초반의 신예 투수들이 패기있는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김원형 감독과 조웅천 투수코치 등 코칭스태프도 과감하면서도 무리하지 않는 등판 스케줄을 조율하고 있다. 최근 타이트한 경기가 많아 필승조 호출이 잦은 가운데서도 아직까지 무너지지 않는 비결이다.

김원형 감독은 최근 불펜진의 활약에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 선발은 어쨌거나 6명이 있는데, 불펜은 그렇지 못해서 약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선발 중에 한명을 불펜으로 돌린다는 생각 뿐이었다. 불펜은 어쩌지? 싶었는데, 깜짝 깜짝 놀라고 있다"고 웃었다. 이어 "선수들이 캠프때부터 훈련을 잘했다. 신인인 송영진, 이로운도 처음부터 1군에서 반드시 쓰겠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그냥 캠프에서 던지는 것을 좀 보고 싶었는데, 선수들이 경쟁을 이겨낸 것이다. 처음에는 로운이가 데이터상에서 더 앞서다가, 영진이도 훈련을 통해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선수들 스스로 기회를 잡았다. 훈련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지금 다들 잘 하고 있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물론 아직 풀타임 경험이 없는 투수들이 여럿이라 시즌 초반의 활약이 얼마나 갈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지금은 2점에 불과한 평균자책점도 상승할 수 있다. 하지만 그때는 베테랑들이 나설 수 있다. 어쨌거나 20대 초반의 젊은 투수들이 시즌 초반을 버텨내면서 팀 분위기 자체가 한층 더 화기애애해졌다. 점수를 주더라도, 안타를 맞더라도 쫓기는 것 없이 마운드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모두에게 생겼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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