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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검은색? 대표팀엔 공 뜰 때 마다 '주루의 마법'이 펼쳐진다[투산 줌인]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02-21 04:27 | 최종수정 2023-02-21 11:22


흰색? 검은색? 대표팀엔 공 뜰 때 마다 '주루의 마법'이 펼쳐진다[투산…
투산(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투산(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1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

이 곳에 도착한 WBC 대표팀 지원스태프들은 훈련장 한켠에서 공인구에 검은 매직 칠을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특정 부분에만 검은 칠을 한 공 20여개가 옆에 가지런히 놓였다. 이 스태프는 "코치진 요구로 칠을 하고 있는데, 정확한 이유는 직접 여쭤보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색칠 작업을 주도한 것은 WBC 대표팀 김민호 3루-작전 코치(LG 트윈스 1군 작전 코치)였다. 그는 공에 검은 칠을 하는 이유를 두고 "주루플레이 훈련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주루 플레이 훈련은 루상에 출루한 것을 가정하고 2루 또는 3루까지 뛰는 형태로 반복된다. 마운드에 투수가 서 있다는 가정 하에 견제구가 들어오거나 스킵 동작 등 다양한 부분을 익히는 데 주력한다. 코치진이 쳐주는 타구를 바탕으로 주루 플레이 훈련을 하기도 하지만, 각자 다른 색의 공을 활용한 훈련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김 코치는 '타구 판단'과 관련된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이 주자로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흰색 공과 검은색을 입힌 공을 무작위로 친다. 코스는 안타성으로 설정한다"며 "흰공은 '1베이스만', 검은공은 '1베이스 이상의 주루'를 뜻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에 색깔을 진하게 칠해 놓았기 때문에 주자들이 날아가는 타구를 보며 흰공과 검은공을 구분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며 "다른 상황을 설정해놓은 공을 보면서 직접 판단하고 몸으로 주루를 익히게끔 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팀이 WBC 본선 1라운드를 치를 일본 도쿄돔 그라운드는 인조잔디다. 천연잔디에 비해 타구가 빠르게 튄다. KBO리그에도 고척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키움 히어로즈가 있는데다, 도쿄돔 경기를 치러 본 베테랑들이 다수 포함된 대표팀 구성을 고려하면 큰 문제가 되진 않는 부분. 다만 긴장감이 큰 단기전인데다 소집 후 훈련 기간이 길지 않은 상황에서 약속된 주루 플레이가 나오긴 쉽지 않다. 각자 다른 공을 활용해 주루플레이를 익히게끔 하는 색다른 훈련은 '최소 시간 최대 효과'를 고민하던 대표팀 코치진이 내놓은 묘수라 할 수 있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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