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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해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KT 위즈)가 그린 아치는 35개다.
올 시즌에도 공인구 반발력은 2019시즌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평가. 홈런 저하는 확대된 스트라이크존의 여파로 해석해 볼 만하다. 시즌 초반 넓어진 존을 확인한 타자들이 좋은 공을 골라내는 빈도보다 스트라이크라고 판단되는 공에 대부분 배트를 내밀면서 자연스럽게 정타, 장타가 감소했다고 볼 만하다. 2019년(삼진 9595개, 장타율 0.385)과 비교할 때 올해 삼진은 1만469개로 다소 증가한 반면, 장타율은 0.379로 소폭 하락했다.
다만 홈런 기근이 단지 스트라이크존 확대 때문이라고 단정짓긴 어렵다. 공인구 반발력 변화 이후 타자들의 공략법 변화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공인구 변화 이후 각 팀이 출루율을 강조하기 시작한 가운데, 타자들은 장쾌한 한방보다 강한 타구로 외야를 가르는 방식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선호됐던 발사갭다는 한 박자 빠른 히팅 포인트에서 투구를 공략해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비중에 초점을 뒀다. 이런 트렌드의 변화가 홈런 감소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2019년 공인구 변화 첫 시즌 쓴맛을 본 타자들은 히팅 포인트 조정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그 결과 2할6푼7리였던 타율이 2할7푼3리로 상승했고, 안타(1만3145→1만3547)와 홈런(1014→1363) 모두 증가한 바 있다. 장타율도 4할대(0.409)로 회복됐다. 단 1명이었던 30홈런 타자가 10명으로 폭증했고, 두 자릿수 홈런 타자도 50명으로 증가한 바 있다. 올해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어려움을 겪었던 타자들이 내년엔 새로운 공략법을 들고 나와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