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만나면 이길게"…떠나는 1R 동기, 절친의 이별 방식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12-04 00:35 | 최종수정 2022-12-04 17:17


(왼쪽부터) 김대한-전창민-송승환.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야! 어떻게 된 거야."

지난달 30일. 두산 베어스의 2019년 신인 3인방이 함께 있는 메신저 창에는 당혹스러움이 묻어난 이야기가 오갔다.

NC 다이노스가 FA 양의지의 보상선수로 전창민(22)을 영입한다고 발표한 것. 두산은 지난 11월 NC 소속에서 FA가 된 양의지와 4+2년 총액 152억원에 계약했다. FA B등급으로 분류된 양의지를 내준 NC는 두산으로부터 보호선수 25인 외 선수 1명과 직전 시즌 연봉 100%, 혹은 직전 시즌 연봉 200%를 선택할 수 있다. NC는 보상선수로 전창민을 찍었다.

전창민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9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9월에 1군에 데뷔해 9경기에 나온 그는 확실한 존재감을 뽐내지 못했지만, 시속 150㎞ 가까운 직구 등을 던지면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특히 지난 8월4일 KT 위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확연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임선남 NC 단장은 "전창민은 유연한 투구폼을 바탕으로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젊고 재능있는 투수"라며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병역의무를 마쳤고, 군 제대 후 경기 감각과 기량 회복 속도도 좋은 것으로 파악했다. 전창민이 가진 재능과 성장 가능성이 꽃피운다면 우리 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전창민에게 보상선수로 지명이 됐다는 것을 가장 먼저 알린 건 입단 동기였던 김대한과 송승환. 김대한은 2019년 1차 지명, 송승환은 2차 2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했다. 전창민은 "(김)대한이와 (송)승환이가 갑자기 '어떻게 된거냐'라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NC로 간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함께 1군에서 같은 목표로 갖고 뛰길 바랐던 동기들은 짙은 아쉬움을 내비쳤다. 김대한은 "같이 야구 못해서 너무 아쉽지만 NC가서도 잘 적응하고 아프지말고 잘해서 1군무대에서 상대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대한은 자신의 SNS에 전창민의 사진과 함께 "직구만 던져라"라고 짓궂은 농담을 남기기도 했다.

송승환 역시 아쉬운 마음이 컸다. 송승환은 "학생 때부터 친구였고 같은팀에 들어와서 정말 특별하게 생각하고 같이있으면 편하고 친한 지냈던 친구인데 다른팀에 가게돼 서 아쉽다"라며 "(전)창민이한테 좋은 기회가 된 거같 아서 마음이 좋다. 가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경기장에서 만나면 그래도 내가 이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창민은 "시작을 두산에서 한 만큼 정이 많이 갔는데 아쉽다"라며 "그래도 NC에서 좋게 봐주셔서 간 거라 나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창민은 이어 "입단한 이후 좋은 모습을 아직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팬들께서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NC에서도 좋은 선수가 인사드리겠다"라며 "NC전에서 공을 던지면서 NC 팬들의 응원을 본 적이 있다. 이제 그 응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팬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겠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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