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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계약과 FA 사이, 샐러리캡의 시대…작전이 이래서 중요하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11-27 15:39 | 최종수정 2022-11-28 06:00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6차전 SSG와 키움의 경기가 열렸다. SSG가 키움에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들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는 정용진 구단주.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08/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본격적인 샐러리캡 제도의 시작. 구단의 작전이 더욱 중요해졌다.

뜨겁게 달궈졌던 올해 FA 시장도 어느덧 정점을 지났다. '최대어' 양의지를 비롯한 주요 선수들이 계약을 마쳤고, 이제는 한현희 정찬헌 이재학 강윤구 김진성 등 투수들과 이명기 권희동 신본기 오선진 등 아직 계약을 하지 못한 일부 야수들이 남았다. 적극적으로 전력 보강을 나섰던 구단들의 교통정리가 어느정도 끝나면서 굵직한 계약은 사실상 끝난 분위기다. 이번 FA 시장은 상위권팀들과 하위권팀들의 '뺏고 뺏기는' 모양새였다. 내년부터 개시하는 샐러리캡을 앞두고 분위기가 극과 극이었다. 상대적으로 총 연봉이 적은 팀들이 올 시즌 하위권 성적을 기록했고, 샐러리캡 여유는 전력 보강으로 이어졌다. '꼴찌' 한화 이글스가 외부 FA 2명, 내부 FA 1명 계약을 했고,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두산은 최근 주축 선수들이 FA로 줄줄이 이적하면서 출혈이 컸지만 올해는 보란듯이 '최대어' 양의지를 잡았고, 늘 연봉 최하위권이었던 키움 히어로즈까지도 외부 FA를 영입하는 등 이번에는 달랐다.

반대로 SSG 랜더스나 LG 트윈스처럼 성적도, 연봉도 상위권인 팀들은 움직임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샐러리캡 초과를 감수하고라도 뛰어들만 한 선수가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게 이 구단들의 공통적 이야기였으나, 현실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었다. 특히 샐러리캡 시작 후 아직 첫 시즌이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초과'부터 생각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 모기업 눈치 역시 안볼 수가 없다. 특히 LG는 주전포수 유강남을 조건 차이로 빼앗겼고,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또다른 베테랑 포수 FA 박동원을 영입했다. 하지만 핵심 타자 채은성 역시 잔류시키는데 실패했다. 퓨처스 FA로 이형종까지 키움으로 이적했다.

연봉 상위권-하위권 팀들의 극명하게 다른 흐름은 앞으로도 구단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샐러리캡이 생기면서 구단들의 움직임에도 제약이 생겼다. 혹은 훨씬 여유가 생긴 구단들도 있다. FA는 물론이고, 장기 계약에 대한 작전도 잘 세워야 한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주류'가 된 장기 계약은 향후 몇 년간의 팀 연봉 계획을 수립하는데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SSG가 대표적 사례다. SSG는 지난해 문승원 박종훈 한유섬과 장기 계약을 했다. 팀의 투타 핵심인 선수들이자 1~2년 내에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이다. 물론 장기 계약이 섣부른 모험이 될 수도 있지만, 연봉 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는 본격적인 샐러리캡 시대를 앞둔, 일종의 시범 기간이나 마찬가지다. 첫 경험을 마치면 이제 내년부터는 보다 전략적인 작전이 전력 흐름을 바꿔놓을 전망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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