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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몸도 마음도 100%가 아니었을 등판.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 본능은 식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5차전. 모든 시선은 안우진의 손가락 끝에 모였다. 안우진은 정규시즌 동안 국내 선수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4개)을 올리는 등 15승8패 평균자책점 2.11로 에이스로 우뚝 섰다.
키움의 가을야구 여정에 안우진은 가장 믿을만한 카드였지만, 대형 변수가 생겼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손가락에 물집이 생겼고, 불안했던 몸은 결국 한국시리즈 1차전을 버티지 못했다. 3회 피칭 중 물집이 터졌고, 유니폼에는 피가 묻었다.
2~4차전까지 휴식을 받은 안우진은 5일 휴식을 취한 뒤 5차전을 준비했다. 아직 100%의 몸상태가 아닌 만큼, 홍원기 키움 감독은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2승2패로 맞선 상황. 등판 준비에 바쁠 시기에 또 다른 악재가 터졌다. 7일 오전.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안우진에게 염산을 뿌리기 위해서 2년을 기다렸다'는 글이 올라왔다. 테러 위협에 키움 구단은 경찰에 연락해 신변 보호 요청을 했다. 야구장 출근도 선수단과 분리해 개별 차량으로 하도록 했다.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안우진은 마운드에서 에이스의 모습을 또 한 번 과시했다.
손가락 물집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빠르게 스트라이크존 공략을 하면서 경기를 풀어갔다.
안우진의 공격적인 피칭에 밀리는 건 오히려 SSG 타자였다. SSG의 전략을 읽은 듯 빠르게 배트를 냈지만, 오히려 안우진의 투구수를 줄여주는 결과를 낳았다.
1회 공 9개를 던진 안우진은 2회 후안 라가레스와 10구의 승부를 펼쳤지만, 공 15개로 이닝을 끊었다. 4회 2사 후 최 정에 볼넷을 내준 것이 첫 출루.
5회 1사 후 볼넷에 이어 첫 안타를 내줬지만, 안우진은 후속타자 김성현을 병살 처리하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6회가 최대 고비였다. 안타 두 방과 볼넷을 허용하면서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라가레스를 볼카운트 1B-2S에서 커브로 유격수 뜬공 처리하면서 실점을 하지 않았다.
타선도 일찌감치 SSG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1회 2점을 뽑는 등 안우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총 100개의 공을 던진 안우진은 4-0으로 앞선 7회초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문제는 불펜이었다. 키움은 4-0으로 앞선 8회말 최 정에게 투런, 9회말 김강민에게 대타 끝내기 스리런포를 맞고 4대5로 무너졌다. 충격패다. 안우진의 불꽃투는 빛이 바랬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100구까지 손가락 물집이 터지지 않으면서 키움은 마지막 7차전까지 승부가 이어진다면, 막판 안우진 마무리 카드까지 만질 수 있게 됐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