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보고 계시죠?' 위태롭던 외인 타자, 재계약 어필포[KS3 히어로]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11-04 21:31 | 최종수정 2022-11-05 07:02


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키움히어로즈와 SSG랜더스의 경기가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SSG 라가레스가 8회초 2사 2루에서 좌월 역전 투런 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11.04/

[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재계약 가능성이 낮게 점쳐졌던 외국인 타자 후안 라가레스가 경기를 단숨에 뒤집는 역전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고척돔을 열광의 도가니로 바꿔놨다.

SSG 랜더스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대2로 승리했다. 1차전 패배 후 2연승. 통합 우승까지 아직 2승이 더 남아있다.

완승을 거뒀던 2차전과 달리, 3차전은 답답했다. SSG는 경기 후반까지 더 많은 안타를 치고도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4회말 대량 실점 위기에서 1점으로 막아낸 SSG는 이후 숱한 찬스를 날렸다.

7회말까지 0-1로 끌려가는 상황. 키움의 한 박자 빠른 불펜 가동에 SSG 타자들이 오히려 힘을 못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일렀다. 마지막 기회가 SSG를 기다리고 있었다.

8회초 1아웃. 최 정이 상대 유격수 송구 실책으로 출루했다. 한유섬이 우익수 플라이로 잡혔지만, 중심 타자 최 정이 2루 도루까지 감행하는 등 어떻게든 점수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타석에 선 타자는 라가레스. 이번 시리즈 앞선 2경기에서 각 4타수 1안타씩을 기록했던 타자다. 김원형 감독은 3차전에서도 라가레스를 5번 타순에 배치했다.

그리고 그토록 기다리던 점수를 라가레스가 만들어냈다. 라가레스는 1b2s에서 7구째 김동혁의 122km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맞는 순간 쭉쭉 뻗어간 타구는 고척돔의 왼쪽 높은 펜스를 훌쩍 넘어갔다. 역전 투런 홈런이었다. SSG는 단숨에 2-1로 뒤집었다.


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키움히어로즈와 SSG랜더스의 경기가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SSG 라가레스가 8회초 2사 2루에서 좌월 역전 투런 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11.04/
답답하던 속을 뻥 뚫어준 점수였다. SSG 선수단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더그아웃 앞까지 뛰쳐나와 소리를 지르며 방방 뛰었다. 8회초 1아웃까지 무득점. 자칫 질 수도 있다는 위기 의식에 사로잡혀있던 상황에서 라가레스의 역전 홈런이 터진 것이다. 그리고 라가레스의 홈런이 혈을 뚫었다. 꽉 막혀있던 SSG 타선은 9회초 마지막 공격때 무려 6득점을 폭발시켰다.

대체 외국인 타자로 SSG에 입성한 라가레스는 KBO리그 데뷔 홈런도 고척돔에서 쳤었다. 정규 시즌 홈런 6개 중 2개를 고척에서 쳤었다. 김원형 감독도 라가레스의 첫 홈런에 대한 강렬한 기억을 가지고, 이날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었다.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답게 라가레스는 빼어난 외야 수비를 자랑한다. 하지만 타격에 있어서는 아쉬움도 있었다. SSG는 중심 타선을 이끌어 갈 외국인 타자가 필요했는데, 라가레스의 공격력은 기대치에 비해서는 못미쳤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결승 홈런은 무게감이 다르다. 라가레스가 이 홈런으로 자신의 재계약 가능성을 단숨에 뛰어오르게 할 수 있을지, 반전이 기대된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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