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내일은 없다" 몽땅 쏟아붓고 리셋, '가을 좀비'의 생존법 [KS]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11-02 04:11 | 최종수정 2022-11-02 13:36


1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SSG와 키움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가 열렸다. 키움이 10회 연장 끝에 SSG에 승리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키움 선수들.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01/

[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매일 내일이 없는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 키움 히어로즈를 한국시리즈 진출 후보로 꼽은 전문가는 많지 않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중심 타자 박병호가 FA 자격을 얻은 뒤 KT 위즈로 이적했고, 이후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 100억원 대 FA 계약이 쏟아진 가운데 키움은 방관자로 남았다. 마무리투수 조상우까지 입대하면서 투수진에도 유출이 생겼다.

확실한 투자도 없었고 확실한 전력 보강도 없었다. 지난해 5위 팀의 상승 요인은 크게 보이지 않았다.

올해 키움은 예상을 뒤엎었다.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고,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준플레오프에서 지난해 통합우승팀 KT를 만났다. KT를 잡는다고 해도 투·타가 탄탄한 LG 트윈스를 상대해야만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SSG 와이번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키움의 전략은 하나였다. 내일은 없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매경기 총력전을 선언했다. 홍 감독은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후 역시 "오늘 하루 다 쏟아붓고 내일이 됐을 때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9경기를 총력으로 소화한 키움은 지치고 있지만, 무너지지 않고 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키움은 휴식이 부족해 나온 악재를 딛고 승리를 잡았다. 경기 전 훈련에서 유격수 자원 신준우가 근육 통증을 호소하면서 미출장 선수 명단에 올랐다. 여기에 두 경기 연속 '4일 휴식'을 강행한 안우진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발목을 잡았던 손가락 물집이 1차전 3회에 또 다시 터졌다.

키움은 선발 자원 에릭 요키시까지 투입을 하면서 1차전을 잡기 위해 나섰고, 결국 연장 10회 승부 끝에 7대6으로 승리를 잡았다.

이날 키움은 마무리투수 김재웅이 9회와 연장 10회를 소화하면서 총 47개의 공을 던졌다. 2차전 등판이 어려울 법도 했지만, 홍 감독은 "마무리 투수로 뛰었고, 김재웅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라며 "매경기 내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2차전도 대기한다"고 강조했다.

시리즈에 앞서 키움 선수단은 "10승만 거두자"는 마인드로 가을야구를 준비했다. 길게 보기 보다는 당장의 한 경기를 이기면서 총 10승을 잡자는 생각이었다.

지치지만 쓰러지지 않으면서 어느덧 7승까지 거뒀다.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로 우승 76.3%의 확률까지 잡았다.

지난 몇 년간 가을이면 유독 힘을 내는 두산 베어스에게 붙었던 '가을 좀비'라는 수식어가 올해에는 키움에게 붙었다. 지난 2년 간 두산은 길었던 가을 여정을 치렀지만 끝내 웃지 못했다. 3년 전에는 키움이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했지만, 두산을 상대로 4전패로 지면서 우승이 불발됐다.

일단 키움은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와 첫 승까지 먼저 챙기며 76.3%을 잡았다. 올해의 가을 좀비는 과연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을까.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