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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게 최상의 선택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8회말 후안 라가레스-박성한의 연속 안타에 이어 오태곤의 희생 플라이로 SSG가 다시 5-4 역전에 성공했을 때까지만 해도, 승부의 추는 SSG쪽으로 기우는듯 했다. 승리를 위해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3개. 1점의 리드 상황에서 9회초 마운드에는 8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초구에 야시엘 푸이그 투수 앞 땅볼 아웃)를 잡았던 노경은이 올랐다.
김원형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집단 마무리 체제'를 예고했다. SSG는 정규 시즌 동안 유일한 약점이 불펜이었다. 개막 초반에는 김택형이 마무리를 맡았지만, 부상 이후 셋업맨과 좌완 원포인트를 맡게 됐다. 이후 서진용과 문승원을 거쳐 노경은으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고정 마무리가 없는 상황에서 맞는 한국시리즈. 김원형 감독은 "모두다 마무리를 경험했던 선수들이다. 고정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기용하는 게 지금 우리 팀 특성에 맞는 선택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충분히 설득력 있는 선택이었지만,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마무리 투수가 없다는 것은 여전히 아킬레스건처럼 보였다.
홈런 이후 곧바로 노경은을 내리고 불펜에 대기하고 있던 '비장의 무기' 숀 모리만도가 등판했다. 모리만도는 더이상의 실점 없이 9회를 막았다.
9회말에 터진 김강민의 동점 솔로 홈런으로 승부는 연장에 접어들었고, 모리만도는 10회에도 등판했으나 다시 전병우에게 역전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1차전 패배. 그것도 믿었던 노경은이 무너지고, 3선발인 모리만도까지 끌어 쓰고도 역전패를 당한 것은 너무 뼈아팠다. 2차전부터 김원형 감독의 불펜 계산은 더욱 어려워졌고,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궁지에 몰렸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