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위팀과 9위팀의 한국시리즈를 보는 시각[SC핫포커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10-29 08:34 | 최종수정 2022-10-29 08:51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와 키움의 경기가 열렸다. 11회 1사 만루에서SSG 한유섬이 역전만루홈런을 날렸다. 동료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한유섬.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9.30/

2022 KBO 플레이오프 4차전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선수들이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짓고 환호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10.28/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극과 극의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다. 이들의 대결을 바라보는 야구계의 시선은 어떨까.

키움 히어로즈가 LG 트윈스를 꺾고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따냈다.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친 키움은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벼랑 끝 승부를 펼친 끝에 3승2패로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고, 정규 시즌 2위팀인 LG마저 3승1패로 압도하며 한국시리즈에 올라섰다.

이제 정규 시즌 우승팀인 SSG 랜더스와 맞붙게 된다. 두 팀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은 사상 최초다. 두 팀은 구단의 운영 색깔이 정반대다. SSG는 이전 모기업인 SK 시절부터 모그룹의 지원이 좋은 팀이었다. 엄청난 외부 영입을 하지는 않았어도, 소속 선수들에 대한 대우는 확실하게 해줬다. 지난해 신세계그룹이 야구단을 인수하면서 투자는 더욱 '빵빵' 해졌다.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설득해 데려왔고, 핵심 전력인 한유섬 박종훈 문승원 '비FA 다년계약'을 안겼다. 반면 키움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자생형 야구단이다. 특히나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를 가장 크게 받은 구단이다. 그러다보니 선수도 육성으로 키워서 쓴다. 외부 영입은 없다시피하고, 내부 FA도 잡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서건창 손승락 유한준 김민성 등의 선수들이 우여곡절 끝에 모두 팀을 떠났고, 올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까지 FA로 KT에 이적하면서 팀을 이끌어온 핵심 선수들이 모두 사라졌다.

SSG는 팀 평균 연봉 1위, 키움은 9위의 팀이다. SSG의 선수단 평균 연봉은 2억7044만원으로 리그 전체 1위다. 평균 연봉 2억원이 넘는 유일한 팀이다. 키움의 평균 연봉은 1억417만원으로 9위다. 세대 교체 중인 한화 이글스가 9052만원으로 꼴찌를 기록 중이지만, 키움 역시 상위권 팀들과 큰 차이가 나는 팀이다. SSG와 키움의 평균 연봉 차이는 약 2.7배다.

연봉 상위 28위 기준으로 평균 연봉을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SSG는 4억9207만원으로 치솟고, 키움은 1억6911만원으로 이 역시 9위에 해당한다. 두 팀의 격차는 3배로 벌어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키움의 승승장구를 보는 야구계 전문가들의 시선은 복잡미묘하다. "리그의 발전과 흥행을 위해서는 투자를 많이 하는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록 좋지 않겠나"라는 의견이 상당히 많고, 일부에서는 "키움처럼 연봉 거품, 계약 거품 없이 운영하는 구단 소속 선수들이 오히려 더 열심히 뛴다. 과잉 계약이 난무하는 시대에서 키움의 선전은 타 구단들에도 많은 메시지를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구단 운영도 그라운드 밖의 일이다. '플레이볼'이 선언되면, 연봉은 숫자에 불과해지고 진심으로 뭉쳐 뛰는 팀이 진정한 승자가 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보여지는 SSG와 키움의 한국시리즈. 든든한 재정 지원을 등에 업은 SSG의 승리일까, 아니면 키움의 헝그리 정신이 이길까. 한국시리즈를 관전하는 아주 흥미로운 포인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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