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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쉬운데 어쩔 수 있겠어요. 제가 선택한 건데요."
사실 김광현에게는 '선택'의 기회가 있었다. 마지막까지 우승 확정을 못하던 SSG는 10월 4일 2위 LG 트윈스가 지면서 우승이 확정됐다. 10월 5일 두산전은 확정 이후라 굳이 김광현이 나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김광현은 당시를 돌아보며 "사실 저는 그 상황에서도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승 확정이 안나 초조했던 시간. 김광현이 며칠 먼저 김원형 감독에게 직접 물었다. 김광현은 "감독님께 확답을 달라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우승을 해도 나가고, 확정 못해도 나간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약속 하나만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우승을 하더라도 내가 나가는 날 야수들도 주전을 내달라고 한 경기만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다. 야수들에게도 일일이 잘 부탁한다고 직접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왕이면 자신의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만큼은 욕심을 내고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야구는 참 예상할 수 없다. 김광현은 두산전에서 1회말 흔들리며 4실점 했고, 결국 6이닝 4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아쉽지만 어쩔 수 있겠나. 개인적인 아쉬움일 뿐이고, 팀이 우승을 했고 팀에 피해를 안끼쳤으면 된 것"이라며 웃었다.
아쉬움은 뒤로 하고, 김광현은 이제 자신의 7번째 한국시리즈를 준비한다. SSG의 상징이자 자존심. 우승 반지만 4개(07,08,10,18)를 가지고 있는 베테랑이다.
김광현은 "생갭다 3주가 빨리 지나 간 것 같다. 집중해서 잘 해야 한다. 키움도, LG도 좋은 왼손 타자들이 많다. 왼손 타자들을 어떻게 막느냐가 과제일 것 같다"고 결의를 다잡았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