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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안우진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제 몫을 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8개의 공을 던졌던, 그는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는 95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기본이었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상황에 나온 투혼이었다 1차전에서는 손가락에 물집까지 생기면서 예정보다 일찍 교체됐다. 5차전을 앞두고 홍원기 키움 감독은 "버텨주길 바란다"고 이야기했고, 안우진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확실히 안우진은 준플레이오프보다는 힘이 떨어진 모습.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7㎞까지 나왔지만, 슬라이더와 커브 비중을 이전보다 늘어나는 변화구로 승부를 펼쳤다. 이날 안우진이 던진 93개의 공 중 직구는 29개. 슬라이더가 37개로 더 많았다.
힘으로 압도하는 맛은 없었지만, 안우진은 여전히 에이스였다. 1회 첫 두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기분 좋게 테이프를 끊었다.
'옥에 티'는 2회와 3회. 실점이 나오면서 고전했다. 2회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2루타를 내줬고, 문보경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3회에는 2사 후 채은성에게 던진 커브가 가운데 몰리면서 홈런이 됐다.
점수는 줬지만, 안우진은 무너지지 않고 버텼다. 4회 삼자범퇴로 흐름을 끊었고, 5회 선두타자 허도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돌려세웠다.
6회에도 안우진의 몫이었다. 2사 후 볼넷이 나왔지만, 이재원을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끝냈다.
안우진의 역투에 타자들도 집중력을 깨웠다. 6회말 선두타자 송성문이 안타를 치고 나갔고, 2사 후 투수가 김윤식에서 진해수로 바뀐 가운데 이정후가 몸 맞는 공, 김혜성의 적시 2루타로 첫 점수를 냈다. LG가 정우영을 올리며 급한 불을 끄려고 했지만, 푸이그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에 김태진의 안타로 3-2로 달아났다.
안우진은 7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승리 요건은 오래가지 않았다. 7회초 불펜에서 동점 점수를 허용했고, 안우진의 포스트시즌 6번째 승리는 날아갔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