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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프로 선수가 야구 못하는건 죄라고 치자. 왜 가족이 협박을 받고 불안에 떨어야하나."
진명호(33)는 지난 17일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공식 발표는 19일 이뤄졌다.
2009년 2차 1라운드(전체 2번)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2011~2012년 롯데의 가을야구에 함께 울고 웃었다. 수술 이후 2018년 기적처럼 부활, 2019년까지 2년 연속 60경기에 등판하며 뒤늦은 전성기도 경험했다. 2020년 이후 부진이 길었다. 올해는 16경기 16⅓이닝, 평균자책점 6.06에 그쳤다. 시즌초 출발이 좋았는데, 허리 부상 이후 컨디션을 되찾지 못했다.
과거 그가 '어깨 수술을 이겨내고, 다시 공을 던질 수 있는 비결'로 꼽았던 첫째가 곧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다. 현실의 압박이 만만치 않다. 그는 "난 KBO리그의 단역 선수다. 조연이 아닌 주연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을 가르치고 싶다"면서도 "우선 타 팀 연락을 기다려볼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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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5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 8회. 마운드에 오르는 그를 향해 노골적인 조롱과 욕설, 비웃음이 쏟아졌다. 진명호는 "그날 가족들이 야구장에 안와서 정말 다행이다. 아빠가 그렇게 욕먹고 놀림당하는 걸 아이가 봤다고 생각하면…처음에는 대인기피증, 그다음에 우울증이 왔다"고 토로했다.
올해 1군 마지막 등판이던 8월 13일 광주 KIA전 때도 그랬다. 그날 0-5로 뒤진 6회 등판한 진명호는 2아웃을 잘 잡은 뒤 갑자기 제구 난조에 빠져 3연속 볼넷을 내준 뒤 교체됐다. 그는 "갑자기 (마음의 병이)확 왔다. 쥐구멍 찾는 마음으로 숨어있었다. 그 경기 생각이 안 난다"며 속상해했다.
"내가 못 해서 욕먹는 건 이제 익숙하다. 그런데 가족 욕을 너무 많이 하니까…SNS로 '너 사는 집 알아낸다. 칼 들고 찾아간다. 네 가족 어떻게 해버리겠다' 그런 협박 메시지도 받아봤다. 이렇게까지 야구 계속 해야되나?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병이 생긴 것 같다."
프로야구 선수는 직업이 야구인 직장인이다. 진명호는 "도를 넘는 분들이 너무 많다. 야구는 잘 못해도 그렇게 미움받는 인생을 살진 않았다"고 절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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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4일이다. 2016년에 어깨 수술을 받았다. 수술 안하면 야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수술을 받고나니 팔이 너무 아팠다. 아이를 안아주지도 못하고, 혼자선 양치도, 밥 먹는 것도 할 수 없었다. 야구 그만둘까 생각도 했는데, '그만두기 전에 공 하나만 제대로 던져보자'고 이를 악물었다. 그렇게 1589일만에 1군 복귀전을 치렀다. 야구장에 와있던 가족들이 엉엉 울었다.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날이다. 그렇게 올해까지 왔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