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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데이터는 틀리지 않았다.
고영표는 KT가 가장 믿는 우완 에이스다. 올시즌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팀내 최다인 182⅔이닝을 던지며 13승8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182⅓이닝을 뿌려 팀내 최다 이닝을 기록했다.
그런 고영표가 상대하기 싫은 팀이 바로 키움이다. 고영표는 올시즌 키움전에서 3경기에 등판해 3패, 평균자책점 5.60으로 좋지 않았다. 피안타율이 무려 3할8푼5리(78타수 30안타)나 됐다.
특히 고영표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받아쳤다. 1회초 2사후 3번 이정후와 4번 김혜성이 고영표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연속 우전안타를 쳤다. 고영표에게서 홈런도 하나 기록했던 5번 푸이그의 차례.
고영표가 신중하게 던졌지만 풀카운트에서 던진 7구째 118㎞ 체인지업을 푸이그가 제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크게 넘겼다. 스트라이크존 경계선으로 낮게 잘 떨어진 공을 정확하게 쳤다. 그만큼 고영표의 체인지업의 낙구 지점과 타이밍을 잘 알고 있다는 뜻.
단숨에 3-0이 되면서 키움이 흐름을 잡았다. 3회초 키움이 다시 기회를 잡았다. 선두 2번 이용규가 깨끗한 우전안타를 쳤다. 역시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1사후 4번 김혜성을 상대로 고영표는 연속 4개의 투심을 던졌지만 가운데로 몰린 투심은 김혜성의 방망이에 정확히 맞았고,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가 됐다. 4-0.
4점차가 되자 KT도 결국 벤치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두번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올렸지만 푸이그가 좌전안타를 때려내 5-0을 만들었다.
고영표는 여름에 11연승을 달리면서 팀을 5강에 올려놓았지만 9월부터 체력 저하 때문인지 부진한 피칭을 했었다. 4위를 결정지은 11일 LG 트윈스와의 최종전서 3이닝 동안 6안타 4실점으로 일찍 강판됐었다. 17일 2차전서 중간 투입을 준비하기도 했던 고영표는 당시 구위가 올라와 이번 등판에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고영표의 공을 너무 잘 알았던 키움 타자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고영표가 던진 57개 공 중 투심이 33개, 체인지업이 19개, 커브 5개였다. 안타 6개 중 체인지업이 4개, 투심은 2개. 그만큼 키움 타자들이 체인지업에 대한 대비가 완벽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