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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의 색다른 경험 "우승후보에 우리 팀이 안 나오네?"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10-19 16:49 | 최종수정 2022-10-20 06:51


2022-2023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가 19일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렸다. 흥국생명 김연경 청담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10.19/

[청담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m92. 여자배구 아웃사이드히터로는 압도적인 높이를 지녔다. 어린 시절부터 다진 탄탄한 기본기도 압권. 배구 선진국인 유럽 무대에서도 맹활약한 한국 여자배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다.

당연히 김연경(34)의 팀은 매시즌 우승후보 1순위로 거론됐다. 국가대표팀의 든든한 에이스이자 V리그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었다.

올해는 다르다. 19일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시즌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 우승후보 예측에서 김연경의 소속팀 흥국생명은 현대건설, GS칼텍스에 한발 뒤처졌다. '3강'의 말석에 만족해야했다.

경기 후 만난 김연경은 지난 팬미팅을 회상하며 "몇초 컷으로 마무리됐다. 기분이 나쁘지 않다"며 미소지었다. 이어 "팀도, 저도 준비가 참 잘된 시즌이다. 올시즌 기대가 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매년 국가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느라 적지 않은 체력소모를 겪어왔던 그다. 아포짓 스파이커가 주 공격수 역할을 맡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한국 여자배구는 아웃사이드 히터 쪽 무게감이 훨씬 컸다.

올해는 다르다. 국가대표팀을 은퇴하고 몸만들기에 열중했다. 비시즌 동안 단독으로 미국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히 탄탄한 몸, 높이만이 아닌 파워와 유연성을 갖춘 면모를 새 시즌에도 보여주고자 한다. 대표팀 주장을 이어받은 박정아(IBK기업은행)에 대해서는 "전화를 자주 한다. 전보다 개인적인 교류를 많이 하게 됐다.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쓰럽다"는 속내도 전했다.


2022-2023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가 19일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렸다.흥국생명 김연경이 시즌을 맞은 각오를 밝히고 있다. 청담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10.19/
이날 행사에서 김연경은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도 과시했다. 그는 '올 시즌 각오를 노래로 밝혀달라'는 질문에 "별로 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이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보니까 최근 유행하는 노래와 춤을 모른다"고 투덜댔다. 이어 "방금 추천받은 '잘됐으면 좋겠다(홍대광)'를 선택하겠다. 제목처럼 잘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주최 측은 밸런스게임으로 '감독님과 1주일 여행vs무박 2일 전지훈련'을 제시했다. 이에 김연경은 "그냥 훈련하겠다. 일주일을 둘이 같이 지내는게 쉽지 않다. 먹다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소영(KGC인삼공사)는 "고희진 감독님과 여행을 가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다른 입장을 밝혔다. 이에 김연경은 "마이크 좀 켜달라"고 외친 뒤 "거짓말하지 마라! 저게 빌드업을 하네?"라고 맹공을 퍼부어 좌중을 웃겼다.


2022-2023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가 19일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렸다. 현대건설 이다현, 도로공사 박정아,GS칼텍스 강소휘, KGC인삼공사 이소영, IBK기업은행 김수지, 흥국생명 김연경, 페퍼저축은행 이고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담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10.19/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은 "주목도가 정말 높다. (김)연경이가 오면서 팀워크적으로는 안정감이 붙었다"면서 "확실히 여자 선수들이 남자보다 섬세한 데가 있다보니 컨디션 관리를 해주는게 쉽지 않다. 아마 연경이도 많이 부담스럽지 않을까"라는 속내를 밝혔다.

김연경은 '우승후보'라는 말에 "생갭다 우리 팀 이름이 안 나오던데?"라며 웃은 뒤 "말보다는 코트 위에서 플레이로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팀이 지난 시즌 6등이다. 1등하려면 5계단을 올라가야되는데, 솔직히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도전하는 시즌이다. 팬들과 함께라면 에너지도 더 올라갈 테고, 무엇보다 올해는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했으니까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시즌이 36경기인데, 20승 이상 올리는 게 목표다. 우선 봄배구에 가야한다. 봄배구 가면 또 모르는 거니까. 그리고 올시즌 끝나면 FA 아닌가. 그러니까 더 잘해야한다."


청담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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