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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필라델피아 필리스가 포스트시즌 다크호스로 지목받는 것은 탄탄한 선발진 때문이다.
휠러는 7이닝을 1안타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필라델피아 투수가 포스트시즌서 7이닝 이상을 무안타 혹은 1안타로 막은 것은 2010년 로이 할러데이 이후 12년 만이다. 할러데이는 그해 신시내티 레즈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9이닝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의 노히터를 연출하며 4대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휠러는 이번 포스트시즌 3차례 등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40을 마크했다. 2013년 뉴욕 메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휠러는 이번 포스트시즌이 생애 첫 가을야구다.
2회를 8개의 공으로 마무리한 휠러는 3회 5개, 4회 10개의 공으로 막은 뒤 5회 1사후 윌 마이어스에게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97마일 직구를 몸쪽으로 던지다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유일한 피안타였다. 하지만 6회와 7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요리했다.
83개의 공을 던진 휠러는 직구 구속이 최고 98.9마일, 평균 97.2마일을 찍었다. 평균 구속은 정규시즌의 95.9마일보다 1.3마일 빨랐다. 그만큼 집중했다는 소리다.
경기 후 휠러는 "플레이오프의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선다는 건 기선을 잡아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며 "부담감을 좀 가라앉힐 필요가 있었다. 나도 사람이다 보니 진정이 잘 안됐다. 하지만 금세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게임 플랜에 따라 던지려고 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아웃카운트를 빨리 잡으려고 했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휠러는 정규시즌서 후반기 팔 부상으로 한 달간 결장하는 바람에 26경기서 153이닝 밖에 못 던져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12승7패, 평균자책점 2.82, 163탈삼진을 올리며 제 몫을 했다.
휠러는 역대 사이영상 투표에서 가장 '억울한' 2위로 꼽힌다. 작년 32경기에서 213⅓이닝 동안 24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14승10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했지만, 사이영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내셔널리그에서 탈삼진과 투구이닝 1위, 완투 1위를 하고도 밀워키 브루어스 코빈 번스에 밀렸다. 번스는 167이닝으로 겨우 규정이닝을 넘겼는데, 평균자책점(2.43) 1위와 시즌 초 무볼넷 탈삼진 행진 기록에 힘입어 표심을 얻었다.
똑같이 12개의 1위표를 얻었으나, 2위표에서 휠러가 번스보다 5표를 덜 받아 141-151, 10점차로 분루를 삼켰다. 사이영상 투표 방식이 기자 1명당 5명의 투수를 선택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근소한 차이였다.
휠러도 사이영상과 월드시리즈 우승이 목표다. 일단 월드시리즈 먼저 정복하고 개인 목표에 도전해야 한다.
한편, 7전4선승제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첫 경기를 이긴 팀이 시리즈를 가져간 건 185번 중 119번으로 64.3%에 이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