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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초보 감독인데 3년 18억-12억-10억원, 이승엽 박진만 강인권 감독 대우, 차이가 큰 이유가 뭔가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22-10-19 10:17 | 최종수정 2022-10-19 10:44


강인권 감독대행이 팀 승리 후 양의지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18일 이승엽 감독이 취임소감을 밝히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삼성 박진만 감독.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계약기간은 3년으로 같지만 총액은 18억원, 12억원(옵션 포함), 10억원으로 제각각이다. 최근 감독이 된 3명의 계약 내용이다. 세 야구인이 비슷한 시기에 처음으로 프로 1군 사령탑에 올랐다. 지도자로서 능력을 보여준 게 아니라, 보여줘야할 출발점에 섰는데 차이가 너무 크다.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50). 지난 12일, 3년 간 계약금과 연봉 2억5000만원씩 총액 10억원 계약 발표가 났다. 그는 지난 5월 이동욱 감독이 경질되고 감독대행을 맡아 어수선한 팀을 잘 추스려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9승24패, 승률 2할7푼3리를 기록중이던 최악의 팀을 6위까지 끌어올렸다. 감독대행으로 58승3무50패, 승률 5할3푼7리. KIA 타이거즈에 밀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으나, 지도자로서 검증을 받았다.

지난 8월 창원에서 만난 주축타자 박건우는 "우리 감독님(강 감독대행) 진짜 좋은 분이다. 우리가 잘 해 성적으로 보여줘야 오래 함께 할 수 있다. 선수들이 한발 더 뛰려고 한다"고 했다. 선수들과 두터운 신뢰관계를 엿볼 수 있었다.

강 감독은 2006년 선수 은퇴 후 두산 베어스, NC, 한화 이글스를 거쳐 2020년, 수석코치로 NC에 복귀했다. 올해까지 16년을 코치로 일했다. 그는 이전에 타 구단 감독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신망이 높다.

삼성 라이온즈는 18일 박진만 감독(46)과 3년 간 총 12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500만원, 옵션 총 1억5000만원이다. 이례적으로 옵션이 포함된 사실까지 공개했다. 성과에 분명한 보상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 8월 1일 감독대행이 돼 28승22패, 승률 5할6푼을 기록했다. 환자같았던 팀이 벌떡 일어나 이 기간 4위를 했다. 9월 이후 성적은 전체 1위다. 18승11패, 승률 6할2푼1리를 찍었다. 구단은 순리대로 그를 정식 감독으로 올렸다.

2015년 선수 생활을 마친 박 감독은 착실하게 지도자 과정을 밟았다. SK 와이번스, 삼성 1,2군 수비 작전코치, 2군 감독으로 현장에 있었다. 선수 박진만, 코치 박진만, 감독대행 박진만 모두 '최우수' 도장을 받을만 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46)은 앞서 거론한 두 감독과 매우 다른 길을 걸었다. 2017년 선수 은퇴 후 방송사 해설위원을 했다.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코치 경력없이 곧바로 프로 1군 지휘봉을 잡았다. 코치로 지도력을 인정받고, 감독대행으로 검증을 통과해 기회를 잡은 강 감독, 박 감독과 대비가 된다.

파격적인 선임 못지않게 대우도 파격적이다. 3년 간 총액 18억원이다. 계약금이 3억원, 연봉이 5억원이다.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 재계약하면서 받을만한 대우다. 지난 해 KT를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이강철 감독의 연봉이 5억원이다. 일부 야구인들 사이에서 이 감독의 대우가 과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다. 박 감독은 이 감독과 같은 1976년 생이고, 강 감독은 1972년 생이다. 코칭 경력은 강 감독이 가장 길다.

선수 시절 명성,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상징성, 대외 인지도 등이 담긴 파격 대우다. 이 감독이 취임해 두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올 시즌 9위로 추락하고 여러가지 선수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팀이 가장 주목받는 팀이 됐다. 이런 관심은 내년 시즌까지 당분간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흥행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감독은 성적으로 능력을 증명해야하는 자리다. 아무리 이름높은 선수 경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성적을 못 내면 순식간에 무능력자로 전락한다.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이 감독은 취임식에서 "임기 3년 내에 한국시리즈에 가겠다"고 했다.

같은 초보 감독인데 매우 다른 상황에서 출발점에 서 있다. 내년 시즌, 3년 뒤 이들 세 사령탑은 어느 위치에 있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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