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안녕하세요. 두산 베어스 11대 감독 이승엽입니다."
통산 1096경기에 나와 타율 3할2리 467홈런 1498타점을 기록한 강타자로, 이 감독이 현역시절 달고 뛰었던 등번호 36번은 삼성에 영구결번 됐다.
삼성 뿐 아니라 KBO리그의 레전드이기도 하다. 이 감독이 날린 467홈런을 역대 통산 홈런 1위. 일본에서 8시즌을 뛰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 감독의 커리어는 더욱 대단하다.
올해 KBO가 4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40인 레전드에 이 감독은 TOP4에 이름을 올렸다.
두산에서 77번으로 새 출발을 하는 이 감독은 "언젠가 지도자가 되면 77번을 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도자의 첫 걸음인 두산 베어스에서 77번을 달게 됐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취임사에서 "은퇴 후 모처럼 기자분들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다. 축하한다는 말씀과 함께 모두가 감독 이승엽의 철학을 물어오셨다. 그때마다 강조한 키워드는 세 가지다. 기본기, 디테일, 그리고 팬"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홈런타자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선수 이승엽'은 언제나 기본에 충실했다. 또 디테일에 강한 일본야구를 몸으로 경험하면서 그 철학은 더욱 강해졌다. 기본은 땀방울 위에서 만들진다. 선수 시절 맞붙었던 두산베어스는 탄탄한 기본과 디테일을 앞세워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던 팀이었다. 그 '허슬두'의 팀 컬러를 다시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가을야구, 더 나아가 V7도 그 토대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팬'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가장 중요한 팬"이라며 "제 아무리 강한 야구, 짜임새 있는 야구라도 팬이 없다면 완성되지 않는다"라며 "그라운드 안에서는 팬들에게 감동을, 그라운드 밖에서는 팬들에게 낮은 자세로 다가가는 '팬 퍼스트 두산베어스'가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취임 선물'도 조심스레 기대했다. 두산은 2015년 김태형 감독 선임 당시 FA로 나온 장원준을 영입하며 투수 보강을 했다. 이 감독은 "박세혁 선수가 FA다. 혹시나 박세혁 선수가 떠나면 포수를 굉장히 생각하고 있다. 좋은 포수가 있다면 야수진들 투수들이 편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필요한 포지션이라면 포수"라고 강조했다.
초보 감독으로서 우려도 있지만, 이 감독은 "지금 저에게 가장 많이 붙는 단어, '초보 감독'이다. 코치 경험도, 지도자 연수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3시즌이 시작되면, 지금의 평가를 '준비된 감독'으로 바꾸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 감독은 "저는 현역 23년간 야구장 안에서 은퇴 후 5년간 야구장 밖에서 총 28년 동안 오직 야구만을 생각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찾아올 수 있는 '감독 이승엽'을 준비해왔다"라며 "모두가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저는 자신이 없었다면 이 도전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