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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있더라도 관심을 안 둘 수가 없다. 한화가 잘 되는 걸 정말 보고싶고, 응원하겠다."
그가 단장으로 있는 동안 한용덕 감독이 시즌 중에 경질됐고, 구단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지도자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체질개선을 위한 팀 재편작업을 시작했다. 젊은 선수를 중심에 둔 리빌딩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베테랑 선수들이 은퇴하거나 팀을 떠났다. 정 전 단장 재임 기간에 한화는 3년 연속 꼴찌를 했다. 팬들의 비난을 맨 앞에서 밖을 수밖에 없었다. 팀 레전드로서, 야구인으로서 상처가 깊었다. 그는 꽤 오랫동안 외부 노출을 자제했다.
바닥을 치고 이제 좋아질 일이 남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팀을 떠났다고 이글스와 연을 끊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팀 재건을 위해 함께 고민해 온 동기생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한화가 만년 하위팀 굴레를 벗어던지고 도약해야 정 전 단장의 소임이 완성된다. 재평가가 가능해진다. 그는 지금 한화의 틀을 짠 주역이다.
정 전 단장은 "손 혁 단장은 나보다 능력있고 내가 갖고 있지 못한 많은 장점이 있다. 특히 디테일에 강하다. 한화는 앞으로 분명히 좋아질 것이다"고 했다.
지난 해 12월, 손 혁 전력강화 코디네이터가 부임한 직후부터 차기 단장 내정설이 돌았는데 현실이 됐다. 정 전 단장은 투수파트 강화를 위해 자신이 주도해 손 혁 코디네이터를 영입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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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선수가 된 이후 한번도 못 쉬었다. 일단 고교생인 두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될 지 모르겠으나, 어느 자리에 있든지 한화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3루측 관중석 상단엔 35번 장종훈, 21번 송진우, 52번 김태균과 함께 23번이 걸려있다. 정 전 단장이 선수시절 유니폼에 달고 뛴 등번호다.
정 전 단장과 비슷한 시기에 선임된 성민규 롯데 자이언츠 단장은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전 파격 인사를 냈던 한화, 롯데가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른 선택을 했다. 내년 시즌에 이 두 팀이 어떤 성적을 손에 쥘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