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임기 마친 정민철 단장 "리빌딩은 분명히 옳은 방향, 손 혁 단장은 나보다 능력있는 야구인, 어느 자리에 있든 관심있게 지켜볼 것"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22-10-16 07:00 | 최종수정 2022-10-16 07:03


202년 10월 21일 김태균의 은퇴 기자회견에서 함께 한 정민철 전 단장.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밖에 있더라도 관심을 안 둘 수가 없다. 한화가 잘 되는 걸 정말 보고싶고, 응원하겠다."

지난 3년이 30년 같이 길게 느껴졌을 것이다. 정민철 한화 이글스 단장(50)이 지난 13일 3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10개월 간 함께 한 동기생 손 혁 전력강화 코디네이터(49)가 친구가 하던 역할을 이어받았다.

2019년 10월 8일 단장 선임 발표가 나 이글스 단장으로 3년 5일을 살았다. 프로야구 통산 다승 2위(161승) 투수, 영구결번 레전드가 구단 첫 선수출신 단장으로 팀 변화를 주도했다. 자의든 타의든 대외적으로는 그렇게 비쳐졌다. 힘든 시간이기도 했고 소중한 경험의 시간이었다.

그가 단장으로 있는 동안 한용덕 감독이 시즌 중에 경질됐고, 구단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지도자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체질개선을 위한 팀 재편작업을 시작했다. 젊은 선수를 중심에 둔 리빌딩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베테랑 선수들이 은퇴하거나 팀을 떠났다. 정 전 단장 재임 기간에 한화는 3년 연속 꼴찌를 했다. 팬들의 비난을 맨 앞에서 밖을 수밖에 없었다. 팀 레전드로서, 야구인으로서 상처가 깊었다. 그는 꽤 오랫동안 외부 노출을 자제했다.

정 전 단장은 "생각처럼 성적이 안 나와 아쉽지만 (리빌딩)방향은 옳다고 본다. 팀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리빌딩을 시작할 때 힘든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다.

바닥을 치고 이제 좋아질 일이 남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팀을 떠났다고 이글스와 연을 끊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팀 재건을 위해 함께 고민해 온 동기생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한화가 만년 하위팀 굴레를 벗어던지고 도약해야 정 전 단장의 소임이 완성된다. 재평가가 가능해진다. 그는 지금 한화의 틀을 짠 주역이다.


정 전 단장은 "손 혁 단장은 나보다 능력있고 내가 갖고 있지 못한 많은 장점이 있다. 특히 디테일에 강하다. 한화는 앞으로 분명히 좋아질 것이다"고 했다.

지난 해 12월, 손 혁 전력강화 코디네이터가 부임한 직후부터 차기 단장 내정설이 돌았는데 현실이 됐다. 정 전 단장은 투수파트 강화를 위해 자신이 주도해 손 혁 코디네이터를 영입했다고 강조했다.


정민철 전 단장이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화가 지명한 선수들과 함께 자리 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30년 간 쉬지 않고 달려왔다. 대전고를 졸업하고 1992년 빙그레 유니폼을 입었다.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해 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로 뛰었다. 3년 만에 복귀해 2009년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한화 투수코치,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계속해 일했다.

"프로 선수가 된 이후 한번도 못 쉬었다. 일단 고교생인 두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될 지 모르겠으나, 어느 자리에 있든지 한화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3루측 관중석 상단엔 35번 장종훈, 21번 송진우, 52번 김태균과 함께 23번이 걸려있다. 정 전 단장이 선수시절 유니폼에 달고 뛴 등번호다.

정 전 단장과 비슷한 시기에 선임된 성민규 롯데 자이언츠 단장은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전 파격 인사를 냈던 한화, 롯데가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른 선택을 했다. 내년 시즌에 이 두 팀이 어떤 성적을 손에 쥘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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