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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돈은 곧 그가 내야할 성적이다. FA를 거액에 영입할 때는 그 값어치에 맞는 성적을 내달라는 의미다.
김태형 감독이 물러나고 두산이 영입한 새 감독은 '국민타자' 이승엽이다. 이승엽 신임감독은 허구연 KBO 총재에 이어 두번째로 해설위원 출신의 감독이 됐다.
두산은 지도자 경력이 없는 이승엽 감독에게 3년간 지휘봉을 맡기며 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씩 총 18억원에 계약했다. 역대 신임감독 최고액 계약이다.
이승엽 감독의 계약과 비교할 수 있는 감독으로 KT 위즈 이강철 감독을 꼽을 수 있을 듯. 2019년 KT 감독으로 온 이강철 감독은 2020시즌에 팀을 2위로 올려놓아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룬 뒤 3년간 총액 20억원에 재계약을 했다. 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씩이다. 이승엽 감독과 연봉은 같고 계약금만 2억원 차이가 났다.
이승엽 감독의 연봉이 이강철 감독과 같다는 것은 국민타자로서의 인지도가 고려된 액수겠지만 그에게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강철 감독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뒤 계약을 했고, 재계약 첫 해인 지난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이승엽의 선수시절의 모습과 지금의 인지도를 보면 자연스레 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두산은 그동안 주축 선수들이 FA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전력이 약화됐고 그 결과 올시즌 9위라는 성적으로 나타났다. 다시 새롭게 키워야 한다는 평가가 많은 상황에서 이승엽 감독의 거액 계약 부임은 성적에 대한 기대감도 생기게 한다. 육성과 성적을 다 이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초보 감독임에도 중견급 이상의 계약을 한 이승엽 감독에겐 많은 연봉이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이승엽 감독의 연봉 얘기가 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 선수 때 많은 액수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실력으로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줬던 이승엽 감독이지만 선수와 감독은 다르다.
이승엽 감독이 초보 감독이지만 짊어질 무게는 만만치 않다. 한국 프로스포츠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면서 동시에 그만큼의 압박감 속에 살아왔던 이승엽. 새로운 감독으로서의 무게도 견뎌야 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