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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포스트시즌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실패'는 아니었다.
한 단계 올라서는 듯 했지만, 올 시즌 시작부터 꼬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즌 초반 주축 선수가 빠졌고, 시즌 중에도 부상 선수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창단 첫 13연패라는 굴욕까지 맛보는 등 끊임없이 팀이 추락했다. 결국 8월 시작과 함께 허삼영 감독이 사임했다. 빈 자리는 퓨처스 감독이었던 박진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박 대행은 완벽하게 달라진 팀 분위기 비결에 대해 "내가 움직여서 하기보다는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이렇게 끝내면 안 된다는 마음가짐이나 행동이 있었다. 나는 그런 마음을 가지게끔 하는 것"이라며 "선수들이 마음가짐이 많이 바뀐 거 같다"고 바라봤다.
성적도 냈지만, 박 대행은 무엇보다 퓨처스리그 감독으로 있으면서 눈여겨 본 젊은 선수에게 조금씩 기회를 주면서 리빌딩 기틀을 다졌다.
박 대행은 "초반에 퓨처스에 있다보니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보엿다. 기회를 주고 싶었는데 대행이 됐다. 상황이 되면 경험을 꾸준히 시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대행의 카드는 하나씩 적중했다. 사령탑이 되면서 콜업했던 강한울은 42경기 출장해 타율 3할7푼9리로 같은 기간 리그 타율 1위에 올라섰다. 이 외에도 김영웅 조민성 등은 1군에서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박 대행은 "젊은 선수들이 지금 동행하면서 후반에 기회가 생기면 경험을 쌓는 것이다. 이렇게 동행하는 것으로도 젊은 선수에게는 분위기를 익힌다든가 도움이 된다"라며 "앞으로 라이온즈를 이끌 선수다. 경험이 자산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후반에 나갔을 때 수비 한 이닝, 한 경기 나가는 것의 소중함을 느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삼성의 1군 엔트리에 2000년대 이후에 출생한 선수가 8명이나 된다. 약 ⅓ 가량의 선수가 20대 초반인 셈이다. 박 대행은 "한 두 명이 있으면 쑥스러워할 수 있는데, 1~2년 차 선후배가 많아져서 젊은 선수끼리 할 수 있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