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타율 0.417' 고승민, 좌타 거포로 성장할까…손아섭 또는 그 너머 [부산핫피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10-03 14:45 | 최종수정 2022-10-04 11:51


결승 투런포를 쏘아올린 고승민의 홈런 세리머니.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드디어 찾은 손아섭의 후계자. 고승민의 기세가 나날이 무섭다.

재능만큼은 롯데 자이언츠 외야 유망주 중 단연 원톱. 시즌초 이유모를 난조를 극복하고 주전 외야수로 우뚝 섰다. 후반기 타율이 4할1푼7리(120타수 50안타)에 달한다.

특히 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최원준을 상대로 때려낸 결승포는 6m 높이의 '사직 몬스터'를 까마득히 넘긴 비거리 125m의 대형 홈런이었다. 시속 173㎞의 총알 타구가 29.7도의 각도로 날아갔다. 이날 고승민은 4타수 4안타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현 시점에서 고승민은 15~20홈런을 때릴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중장거리 타자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발사각 문제는 아니고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5년 뒤에는 더 많은 홈런, 타점을 기록할 수 있는 타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꾸준히 좋은 결과를 내면서 자신감이 쌓이는 단계다. 한 단계 성장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올해가 주전으로 발돋움한 첫 해다. 한동안 플래툰으로 기용돼 표본이 많진 않지만, 왼손 투수 상대로도 전반기(10타수 무안타 1볼넷) 대비 후반기(9타수 4안타 1타점 1볼넷) 환골탈태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결승 투런포를 쏘아올린 고승민의 홈런 세리머니.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현역 시절 왼손 타자였던 서튼 감독은 "고승민의 어프로치가 확실히 좋아졌다. 왼손 타자가 왼손 투수를 상대하려면 우선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좋은 선구안을 장착하는게 최우선이다. 짧은 시간 릴리스 포인트만으로 구종과 볼-스트라이크 여부를 판단해야한다"면서 "많은 타석을 소화해야 머릿속에 데이터가 쌓이고, 이를 활요아흔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승민이 왼손 거포로 성장한다면, 그 고점은 어느 정도일까. '손목 힘만큼은 리그 최고 수준'이란 평을 듣는 그는 1m89, 92㎏ 당당한 체격의 소유자다.

롯데는 수준급 좌타자가 귀한 팀이다. 차세대 이대호(한동희)와 손아섭을 모두 보유한 팀이 될 수 있을까.


2010년대 롯데를 대표하는 좌타자는 손아섭이다. 손아섭의 홈런 커리어하이는 2018년 26개. 15홈런을 넘긴 시즌이 5시즌이나 된다.

2000년대로 내려가면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가 눈에 띈다. 가르시아는 롯데에서 뛴 3년간 30-29-26홈런을 쏘아올렸다.

시대가 다른 만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고승민이 20홈런을 때린다면, 리그 전체에서 '슬러거'로 분류될만하다. 올해 홈런 1위 박병호(KT 위즈)는 33개, 2위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는 28개를 기록중이다. 20홈런을 넘긴 선수는 현재까지 리그 전체에 13명 뿐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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