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회초 1사 3루. 타석에 선 이대호가 KIA챔피언스필드의 1루와 3루 관중석을 향해 고개 숙였다. 선수로서 광주에서의 마지막 타석임을 직감한 이대호의 작별인사였다.
1루쪽에 자리 잡은 롯데 응원단이 "오~롯데 이대호~오"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3루쪽에 가득 메운 KIA 팬들도 노란색 응원봉을 흔들며 이대호의 응원가를 따라 불렀다. 홈팀 관중이 원정팀 선수의 응원가를 따라 부르다니...더구나 자칫하면 5-3으로 앞선 리드가 한 점 차로 좁혀질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었다.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상대 팀 선수의 마지막 모습을 아름답게 빛내 준 KIA 팬의 '정'이 아름답고 멋졌다.
|
은퇴를 선언한 선수가 이렇게 잘한 경우는 없었다. 올 시즌 이대호는 타격 전 부문에서 10위권 위에 올라가 있다. 타율 0.335(4위), 175안타(3위), 21홈런(공동8위), 95타점(6위), OPS(출루율+장타율) 0.876 7위다. 현재 KBO 리그에서 이대호보다 더 나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지명타자는 없다. 이대호의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은퇴 시즌 골든 글러브를 수상이라는 전례 없는 기록을 이대호가 세우려 하고 있다.
|
이대호의 남은 경기 장소는 30일 대전, 10월 2일과 3일 부산, 5일 창원, 8일 부산이다. LG 트윈스와의 홈경기가 마지막이다.
롯데는 8일 정규시즌 최종전 후 이대호의 은퇴식과 영구 결번식을 진행한다. 고 최동원의 11번 후 이대호의 10번이 구단 역사상 두 번째 영구결번으로 지정된다.
롯데는 은퇴식을 'RE:DAEHO'라고 이름 붙였다. 이대호의 선수생활을 돌아보고 은퇴 이후를 응원한다는 의미다. 이날 선수들 모두가 유니폼에 '10번 이대호'를 달고 경기에 나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