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이 계속 올텐데..." 40S는 그냥 얻어진게 아니었다. 멘탈까지 성장한 완성형 마무리[대전 인터뷰]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09-29 01:33 | 최종수정 2022-09-29 12:33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 고우석이 투구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9.27/

[대전=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많이 맞아봐서…."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은 역대 4번째로 40세이브를 올린 투수가 된 고우석에 대해 "안좋을 때 더 노력해서 발전하는 선수"라고 칭찬을 했다. 고우석은 올시즌 3승2패 40세이브,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하고 있다. 올시즌 마무리 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올리고 있다. 블론세이브도 2개밖에 되지 않아 지난해(7개)에 비해 월등히 줄어들었다.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고우석에게 어떤 점이 달라졌냐고 물으니 여유라고 했다. 고우석은 "내가 달라졌다고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겼다는 점이다. 안좋은 밸런스에서 맞더라도 빨리 좋은 밸런스로 바꿀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마무리 투수는 팀에서 가장 마지막에 등판한다. 즉 그의 뒤에는 투수가 없다. 다음 투수가 나왔다는 것은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했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마무리는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공을 던진다. 셋업맨으로는 잘 던지던 투수가 마무리가 된 이후 갑자기 부진한 경우가 그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

투수가 컨디션이 좋을 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도 팀 승리를 지켜야 하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고우석은 그 해결책을 찾아낸 것이다.

고우석은 "이제는 볼넷을 내보내도 두렵지 않게 됐다. 다음 타자를 잡으면 된다는 생각을 갖는다"면서 "볼넷을 주더라도 감을 잡으려고 노력한다. 그 타자와 결판을 짓겠다는 느낌이 아니라 결판나면 좋지만 아니라도 상관없다는 생각이다. 그런게 변한 것 같다"라고 했다.

어떻게 그렇게 바뀌었냐고 묻자 "많이 맞아봐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고우석은 "항상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데 맞을 때 마다 그때 내가 왜 맞았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그때 왜 이 공을 던지지 못했을까. 항상 이 순간이 계속 올텐데 내가 뭔가 쫓기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고 결론이 던지기 전부터 쫓기고 있구나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볼넷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면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라고 했다.


물론 고우석이 멘탈적인 부분만 강화된 것이 아니다. 슬라이더와 커브의 제구가 더 좋아졌고, 그렇게 3개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게 되면서 제구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져 더 여유있는 피칭을 할 수 있게 됐다.

강속구만 던지는 마무리에서 이젠 한층 완성된 마무리가 됐다. 40세이브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