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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많이 맞아봐서…."
마무리 투수는 팀에서 가장 마지막에 등판한다. 즉 그의 뒤에는 투수가 없다. 다음 투수가 나왔다는 것은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했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마무리는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공을 던진다. 셋업맨으로는 잘 던지던 투수가 마무리가 된 이후 갑자기 부진한 경우가 그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
투수가 컨디션이 좋을 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도 팀 승리를 지켜야 하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고우석은 그 해결책을 찾아낸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바뀌었냐고 묻자 "많이 맞아봐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고우석은 "항상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데 맞을 때 마다 그때 내가 왜 맞았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그때 왜 이 공을 던지지 못했을까. 항상 이 순간이 계속 올텐데 내가 뭔가 쫓기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고 결론이 던지기 전부터 쫓기고 있구나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볼넷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면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라고 했다.
물론 고우석이 멘탈적인 부분만 강화된 것이 아니다. 슬라이더와 커브의 제구가 더 좋아졌고, 그렇게 3개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게 되면서 제구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져 더 여유있는 피칭을 할 수 있게 됐다.
강속구만 던지는 마무리에서 이젠 한층 완성된 마무리가 됐다. 40세이브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