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km대 직구-포크볼로 LG전 2경기 10.2이닝 무실점…수베로 감독은 "숫자는 의미없다. 장민재는 진짜 프로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22-09-25 13:38


한화 투수 장민재. 스포츠조선 DB

"숫자는 의미없다."

한화 이글스의 베테랑 투수 장민재(32)는 직구 구속이 평균 140km가 안 된다. 리그 평균을 7~8km 밑도는 패스트볼 스피드다. 투수를 평가할 때 가장 먼저 체크하는 게 직구 구속인데, 장민재는 이 기준으로 보면 함량미달에 가깝다.

그러나 구속 이상으로 중요한 게 제구력이고 경기를 끌어가는 운영 능력이다. 강력한 공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면 좋겠지만 투수마다 강점이 있다. 장민재는 상대 타자와 수 싸움에 능하고 주무기인 포크볼을 효율적으로 던져 경기를 리드한다. 혼신을 다해 경기에 집중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장민재는 최근 타격 1위팀 LG 트윈스전에 두 차례 등판해 10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상대 에이스 케이시 켈리와 선발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프로 14년 만에 한 시즌 개인 최다승인 7승을 거뒀다. 외국인 투수들이 동반 부상으로 빠지고, 팀이 최악에 빠진 상황에서도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착실하게 선발 역할을 수행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25일 "장민재는 피칭을 할 줄 아는 선수다. 진정한 프로 의식을 갖고 있다"고 칭찬했다.

한화는 시즌 내내 외국인 선발 투수들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두 외국인 투수가 부상과 재활로 두 달 가까이 빠졌다가 결국 교체됐다. 새로 합류한 외국인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에 이어 펠릭스 페냐까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시즌 마지막까지 정상전력을 가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장민재와 국내 에이스 김민우가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상 '원투 펀치' 역할을 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장민재가 남은 경기에 선발등판한다고 했다. 그가 어떤 모습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지 궁금하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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