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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무실점→3루타 강판' 한 박자 빠른 에이스 교체, 9연패 탈출의 묘수[창원 승부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9-22 21:16 | 최종수정 2022-09-22 21:26


2022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6회말 KIA 양현종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9.22/

[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2일 창원NC파크.

KIA 타이거즈는 3-0으로 앞선 6회초 양현종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5회까지 4안타만 내주며 탈삼진 5개를 솎아내면서 무실점 투구를 펼치던 양현종은 6회말 선두 타자 손아섭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허용했다. 투구수 90개에 3점의 간격을 고려할 때, 실점을 허용하더라도 양현종에게 이닝을 맡길 수 있었던 상황. KIA 마운드의 에이스라는 양현종의 상징성도 고려할 만했다.

손아섭의 3루타 직후 타임을 요청한 KIA 서재응 투수 코치는 곧장 이영재 주심에게 향했고, 공을 받아들면서 투수 교체를 의미했다. 서 코치와 만난 양현종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대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후반기 10경기서 양현종이 6회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간 것은 3번 뿐이었다. 10경기 모두 실점이 나왔지만, 양현종은 6회를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온 게 대부분이었다. NC전에 앞선 두 경기에서도 4자책점을 기록하면서도 6회까지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KIA 벤치는 이날 빨리 움직이는 쪽을 택했다. NC 타자들과 세 번째 상대하는 가운데 중심 타선으로 접어드는 상황을 고려했다. 최근 9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팀 사정상 리드를 어떻게든 지켜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좋은 투수를 조기에 투입하려 한다. 필승조를 빨리 가동할 생각이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던 KIA 김종국 감독은 자신의 다짐을 그대로 실천했다.

결과적으로 이 판단은 적중했다. 양현종에 이어 등판한 박준표가 양의지에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주면서 승계 주자 실점을 막진 못했다. 하지만 아웃카운트 두 개를 만든 뒤 이준영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이준영은 노진혁을 삼진 처리하면서 KIA는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막는다는 목표를 이뤘다.

정해영도 이날 조기 투입됐다. 7회말 등판해 역전 위기를 병살타로 막은 장현식이 8회 2사까지 처리한 뒤 투수 교체가 이뤄졌다. 정해영은 양의지에 좌익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맞았지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운데 이어, 9회말에도 2점차 리드를 지켰다. 지긋지긋했던 9연패 탈출. 자칫하면 멀어질 수도 있었던 가을야구의 희망을 지킬 수 있었던 밑바탕엔 묘수가 있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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