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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거침없이 질주한 야생마 푸이그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홍원기 감독의 가슴은 순간 철렁했다.
삼성 선발 백정현을 상대로 선두타자 김준완이 2루타를 날렸다. 이후 이정후의 진루타로 2사 3루. 타석에 들어선 푸이그는 초구부터 과감하게 배트를 돌렸다, 배트 중심에 맞은 엄청난 속도의 안타성 타구를 3루수 강한울이 몸을 날려 잡아냈다. 이대로 이닝이 끝나는 듯싶었다.
1루를 향해 강한울이 공을 뿌린 순간 송구 방향이 좋지 않았다. 결국 1루수 오재일은 베이스를 포기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1루를 향해 달린 푸이그는 세이프. 3루 주자 김준완은 득점을 올렸다.
김태진의 안타로 2사 1,2루 찬스를 이어간 키움. 이주형의 우익수 앞 안타가 나오자 2루 주자 푸이그는 3루 베이스를 밟은 뒤 홈을 향해 내달렸다. 100kg이 넘는 거구 푸이그는 야생마처럼 질주했다.
우익수 구자욱도 보살을 노리며 홈을 향해 강하게 송구했다. 초접전 상황. 푸이그는 포수 강민호의 태그를 피하고자 홈 베이스를 크게 돌며 몸을 날렸다. 가속이 붙은 푸이그는 왼손을 쭉 뻗어 홈 베이스를 먼저 터치했다. 득점 성공.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베이스 터치 후 몸이 돌아가면서 오른손이 몸과 그라운드 사이에 깔렸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통증을 느낀 푸이그는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아파했다. 이 장면을 눈앞에서 본 송성문은 깜짝 놀라 의료진을 급히 찾았다. 순간 벤치에 있던 홍원기 감독 가슴까지 철렁한 순간. 푸이그는 흙을 털고 일어나 괜찮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푸이그가 더그아웃에 들어서자 홍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푸이그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놀란 마음을 가라앉혔다.
시즌 초반 불성실한 주루 플레이로 홍 감독에게 지적받았던 푸이그는 180도 달라졌다. 야생마라는 별명답게 거침없이 질주해 득점을 올렸다. 3회에는 솔로포를 터뜨리며 KBO 데뷔 첫해 20홈런이라는 기록까지 달성했다.
푸이그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만든 2점. 키움은 경기 후반 삼성의 매서운 추격을 뿌리치고 5대4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만약 1회 야생마 푸이그의 질주가 없었더라면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됐을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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