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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그게 우리 팬들에 대한 예의죠."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은 김민우가 한화야구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흔들렸는데 부진을 털어내고 한화팬들을 행복하게 한다. 18일 서울 잠실야구장 3루 더그아웃에서 김민우를 만났다.
"점수를 좀 주더라도 최소한으로 막으면서 최대한 이닝을 길게 끌어가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무실점 경기보다 긴 이닝을 던지는 경기를 많이 하고 싶어요."
2021년, 2022년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한화 최고 선발이라는 걸 인정받았다. 지난 해 14승 투수 김민우는 시즌 초반 흔들렸다. 두 외국인 투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한화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잘해야 하는 데 팀에 정말 미안하죠. 지난 해 성적이 좋아 기대가 컸을텐데 부응하지 못했어요. 시즌 초 선발들이 무너져 진 경기가 많았잖아요. 우리 팀에는 좋은 공을 던지는 중간 투수가 정말 많거든요. 굉장히 미안했어요."
선발투수가 조기강판되면 불펜의 부담이 가중된다. 선발 부진이 누적되면 불펜 약화를 피할 수 없다.
NC전에서 32타자를 상대로, 106개의 공을 던져 완투승을 거뒀다. 완투 경기 두번 만에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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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완투승이었지만 그냥 의미있는 승리일 뿐이다.
"그냥 제가 가진 기록 중에 하나, 그냥 그 정도인 것 같아요. (개인 최다승을 한)지난 해에 기억에 남는 경기가 많았어요."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했다. 21이닝 3자책점, 평균자책점 1.29.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급 기록이다. 안 좋았던 시즌 초반에 비해 무엇이 달라진 걸까.
"사실 변화가 많았어요. 지난 해 제가 보여줬던 퍼포먼스가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요. 올 시즌 초부터 중반까지는 이전과 조금 다른 것들을 시도하면서 제가 갖고 있는 걸 많이 못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했다.
"투구 동작을 간결하게 바꿔서 던지고 있어요. 와인드업을 안 하고 계속 셋포지션에서 투구하고 있어요. 몸의 회전 방향을 시즌 초중반과 다르게 가져가고요."
오랫동안 볼넷 때문에 고전했다. 볼넷으로 인해 경기를 어렵게 끌고가야하는 상황이 자주 있었다.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올해는 볼넷을 줄이자고 다짐했어요. 노력만으로 안 되더라고요. 변화를 주고 노력한 만큼 나아져야 하는데 힘들어요. 당장 뭔가를 시도하는 건 또 어렵고요."
답답해 보여도, 위기를 잘 이겨낸다. 씩씩하게, 집중해서 넘긴다. 물론, 그냥 손에 떨어지는 건 없다.
"최근 경기에선 볼넷을 주더라도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늘려가고 있어요. 이러면서 경기 운영이 가능해져 위기 상황을 넘길 수 있어요."
선발 경험이 쌓여 투구 노하우가 생겼다. 상황별로 다르게 대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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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을 상대로 좋는데, 강팀을 만나면 동기부여가 될까. 김민우는 상대 9개팀이 똑같다고 했다.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민우는 22일 SSG전 선발등판이 예정돼 있다. 이 경기까지 3경기가 남았다. 그는 팀 성적이 안 좋은데도 한결같이 응원하는 한화팬들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지금 우리 팀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어요. 제가 잘 하면 팀도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요. 최선을 다 하는 게 우리 팬들에 대한 예의죠."
김민우는 올 시즌 26경기에서 6승10패, 평균자책점 4.72를 기록중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