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NC SSG 상대로 승리투…최근 3경기 21이닝 ERA 1.29, 꼴찌팀 최강 선발 김민우 "최선 다 하는 게 한화팬들에 대한 예의"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22-09-19 09:57 | 최종수정 2022-09-20 09:00


18일 서울 잠실야구장 3루쪽 더그아웃에서 만난 김민우는 인터뷰 내내 땀을 흘렸다. "훈련을 하고 샤워를 하고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는데도 계속 땀이 난다. 오늘 훈련을 좀 늦게 시작해 길게 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그게 우리 팬들에 대한 예의죠."

한화 이글스 우완 김민우(27)는 최근 5경기에서 패없이 3승을 했다. 8월 23일 LG 트윈스전부터 9월 16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평균자책점 3.09. LG, NC 다이노스, SSG 랜더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LG, SSG는 우승경쟁 중인 팀이고 NC는 KIA와 1.5경기차 5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꼴찌' 한화보다 전력이 좋은 상위권팀들이다.

LG전에서 6이닝 4실점했다. NC를 상대로 프로 첫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SSG전에선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승리를 놓쳤지만 KIA전에선 6이닝 2실점 호투를 했다. 상대 에이스 양현종(6이닝 5실점)과 선발 맞대결에서 우세였다.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은 김민우가 한화야구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흔들렸는데 부진을 털어내고 한화팬들을 행복하게 한다. 18일 서울 잠실야구장 3루 더그아웃에서 김민우를 만났다.

"점수를 좀 주더라도 최소한으로 막으면서 최대한 이닝을 길게 끌어가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무실점 경기보다 긴 이닝을 던지는 경기를 많이 하고 싶어요."

선발투수의 목표, 역할을 분명히 얘기했다. 9월 4일 NC전 2회 노진혁에서 홈런을 내준 후 SSG전에서 무실점을 기록하고, KIA전 5회 1실점 할 때까지 거침없이 던졌다. 17이닝 연속 무실점을 했다. 자꾸 무실점에 눈길이 가는데 김민우는 매 경기 5이닝 이상을 던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1년, 2022년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한화 최고 선발이라는 걸 인정받았다. 지난 해 14승 투수 김민우는 시즌 초반 흔들렸다. 두 외국인 투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한화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잘해야 하는 데 팀에 정말 미안하죠. 지난 해 성적이 좋아 기대가 컸을텐데 부응하지 못했어요. 시즌 초 선발들이 무너져 진 경기가 많았잖아요. 우리 팀에는 좋은 공을 던지는 중간 투수가 정말 많거든요. 굉장히 미안했어요."


선발투수가 조기강판되면 불펜의 부담이 가중된다. 선발 부진이 누적되면 불펜 약화를 피할 수 없다.

NC전에서 32타자를 상대로, 106개의 공을 던져 완투승을 거뒀다. 완투 경기 두번 만에 승리를 챙겼다.
김민우는 지난 3경기에 걸쳐 17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또 첫 9이닝 완투승을 거뒀다. 그는 무실점 경기보다 긴 이닝을 던지는 경기를 많이 하고 싶다고 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16일 광주 KIA전에 선발등판해 역투중인 김민우. 6이닝 2실점 호투를 했고, 팀은 연장 12회 승부끝에 이겼다. 광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조금 더 (이닝을)책임지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7,8회)투구수를 보니 더 갈 수 있겠더라고요. 감독님께 더 던지겠다는 이야기도 안 했어요. 다들 투구수를 보고 당연히 더 가는 걸로 알았죠."

첫 완투승이었지만 그냥 의미있는 승리일 뿐이다.

"그냥 제가 가진 기록 중에 하나, 그냥 그 정도인 것 같아요. (개인 최다승을 한)지난 해에 기억에 남는 경기가 많았어요."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했다. 21이닝 3자책점, 평균자책점 1.29.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급 기록이다. 안 좋았던 시즌 초반에 비해 무엇이 달라진 걸까.

"사실 변화가 많았어요. 지난 해 제가 보여줬던 퍼포먼스가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요. 올 시즌 초부터 중반까지는 이전과 조금 다른 것들을 시도하면서 제가 갖고 있는 걸 많이 못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했다.

"투구 동작을 간결하게 바꿔서 던지고 있어요. 와인드업을 안 하고 계속 셋포지션에서 투구하고 있어요. 몸의 회전 방향을 시즌 초중반과 다르게 가져가고요."

오랫동안 볼넷 때문에 고전했다. 볼넷으로 인해 경기를 어렵게 끌고가야하는 상황이 자주 있었다.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올해는 볼넷을 줄이자고 다짐했어요. 노력만으로 안 되더라고요. 변화를 주고 노력한 만큼 나아져야 하는데 힘들어요. 당장 뭔가를 시도하는 건 또 어렵고요."

답답해 보여도, 위기를 잘 이겨낸다. 씩씩하게, 집중해서 넘긴다. 물론, 그냥 손에 떨어지는 건 없다.

"최근 경기에선 볼넷을 주더라도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늘려가고 있어요. 이러면서 경기 운영이 가능해져 위기 상황을 넘길 수 있어요."

선발 경험이 쌓여 투구 노하우가 생겼다. 상황별로 다르게 대처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타자별로 로케이션 계획을 세워놓고 경기에 들어가요. 주자가 없을 때는 그냥 계획한대로 하는데 위기 상황에선 다르게 해요. 삼진이 꼭 필요한 순간이 있거든요. 그럴 땐 제가 쓰는 로케이션이 있어요. 그렇게 하면 삼진 확률이 조금 높게 나오더라고요."

강팀을 상대로 좋는데, 강팀을 만나면 동기부여가 될까. 김민우는 상대 9개팀이 똑같다고 했다.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민우는 22일 SSG전 선발등판이 예정돼 있다. 이 경기까지 3경기가 남았다. 그는 팀 성적이 안 좋은데도 한결같이 응원하는 한화팬들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지금 우리 팀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어요. 제가 잘 하면 팀도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요. 최선을 다 하는 게 우리 팬들에 대한 예의죠."

김민우는 올 시즌 26경기에서 6승10패, 평균자책점 4.72를 기록중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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