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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마 팬들은 은퇴를 뜯어 말리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은퇴하는 시즌에 20홈런 이상을 달성한 타자는 그동안 '라이온킹' 이승엽 뿐이었다. (KBO 활동 마지막 시즌을 기준으로 하면 2014년 강정호와 2020년 김하성도 해당되지만 은퇴가 아닌 해외 진출을 한 케이스라 제외) KBO리그 각종 타격 기록을 가지고 있는 전설적인 타자 이승엽은 현역 은퇴 시즌은 2017년에 24개의 홈런을 쳤다. 이승엽 외에는 없던 진귀한 기록에 이대호도 함께 이름을 올리게 된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 은퇴는 기량이 완전히 하락한 후에 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은 선수와 구단 사이에 마찰이 생겨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한 시즌에 20개의 홈런을 치는 타자라는 타이틀은 지금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량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은퇴하기 아까운' 타자다.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승엽과 이대호의 공통점은 박수칠 때 떠나는 것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승엽도 절정의 끝물에 미리 은퇴를 택했고, KBO 최초 '은퇴 투어'의 주인공이 됐다. 마지막 시즌을 먼저 준비해 아름답게 마쳤다. 이대호는 이승엽에 이어 두번째 은퇴투어의 주인공이고, 오히려 지난해보다 경기력 측면에서 상승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은퇴를 만류하고 싶을 정도로 롯데에서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는 몇 번이나 번복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가까워지는 작별의 시간. 아마 이대호가 은퇴 시즌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하는 타자로 전설을 남기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부산=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