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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위기서 상승세 타던 고졸신인의 등판, 두마리 토끼 잡으려다 다 놓쳤다[SC초점]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09-04 17:33 | 최종수정 2022-09-04 18:33


4일 부산 사직구장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6회초 무사 1, 2루 이형종의 희생번트 때 투수 이민석이 1루 악송구를 범하며 1실점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9.4/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위기에서 신인 투수의 등판은 양면의 검과 같다. 위기를 헤쳐나갔을 때 얻는 경험과 자신감은 빠른 성장으로 이끈다. 하지만 위기에서 무너질 경우는 자칫 그동안 올라왔던 자신감이 무너질 수 있다.

4일 부산에서 열린 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한 신인 투수가 최강 타선을 만났다.

0-3으로 롯데가 뒤진 6회초 선발 찰리 반즈가 볼넷과 안타로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자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이형종 타석 때 반즈를 내리고 이민석을 기용했다.

이민석은 올해 개성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1차지명으로 들어온 고졸 신인이다. 지난 7월 8일에 데뷔 첫 1군 등록을 했다가 한번 등판하고서 일주일만에 2군으로 내려갔고, 7월 26일 두번째 콜업 이후 줄곧 1군에서 뛰고 있다.

성적도 좋다. 3일까지 14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3홀드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3.47을 올렸다. 8월 12일 키움전, 17일 두산전, 19일 KT전 등 3경기 연속 홀드를 올리면서 자신감이 올라왔다. 최근 10경기에서 3홀드, 평균자책점 2.77의 좋은 모습.

전날 우천 취소로 불펜에 여유가 있었지만 서튼 감독의 선택은 이민석. LG가 이형종부터 우타자가 계속 나와 최근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우투수 이민석을 올린 듯했다. 이 위기를 막는다면 팀에게도 기회가 오고, 이민석의 성장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 하지만 무사 1,2루의 위기에 올라온 이민석은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LG는 이민석이 올라오자 기다렸다는 듯 주전 왼손 타자를 잇따라 기용했고, 이것이 성공했다.

이형종 대신 나온 대타 홍창기가 희생번트를 댔다. 이를 바로 달려와 잡은 이민석은 3루를 바라봤다가 다시 몸을 돌려 1루로 던졌는데 공이 높게 날아가 뒤로 빠졌다. 2루주자는 홈을 밟았고, 무사 2,3루. 바로 3루로 던졌다면 승부를 해볼만한 타이밍이었으나 자신이 없었는지 이민석은 1루로 방향을 틀었고, 송구까지 좋지 못했다.

이어 왼손 대타 문성주를 자동 고의4구로 보내 무사 만루서 유강남과 승부를 펼쳤으나 중전안타로 2명의 주자가 들어와 0-6까지 벌어졌다. 결국 롯데는 이민석을 내리고 왼손 김유영을 올렸다.


이미 분위기는 LG로 넘어갔고, 대타 문보경의 2타점 2루타와 김현수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더 추가해 LG는 9-0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승리와 성장을 기대한 순간이었지만 결국 두마리 토끼를 다 놓쳤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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